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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국부펀드와 수의계약 가능성 시사

임종룡 금융위원장, 이르면 오늘 우리은행 매각 방안 청사진 공개
"예보와 MOU 완화 개선 기업가치 제고 등 조치"

금융당국이 이르면 2일 다섯번째로 시도하는 '우리은행 민영화 가이드라인'을 공개한다.

이 방안엔 중동 국부펀드와 매각협상이 진행 중인 우리은행 매각 방식이 구체적으로 담긴다. 동시에 예금보험공사와 우리은행이 맺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의 완화·해지 방안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때 우리은행에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후 민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일 서울 세종대로 금융위원회에서 진행한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내일(2일)쯤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중동 국부펀드와 우리은행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민영화 방안 발표란 측면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임 위원장은 또 "우리은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동 국부 펀드에 대해서는 검토 자료를 보내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합의해야 할 사안이 많아서 협상 완료 시기는 단정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위해 예보-우리은행 MOU의 완화·해지 작업도 가속을 붙이게 됐다.

임 위원장은 "우리은행과 예보가 체결한 MOU를 완화하고 해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예보와 우리은행간의 MOU를 완화하거나 해지하는 것은 경영자율성을 높여 매각이 원활토록 지원하고, 기업가치를 높여 좋은 조건에 매각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손질하는 MOU 조항은 건전성, 수익성 등 기본적인 지표를 제외한 관리지표가 꼽히고 있다.

임 위원장은 "예보는 우리은행에 대해 5가지 지표를 통해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며 "이 지표를 BIS 비율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지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대폭 폐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우리은행 매각을 원칙적으로 경쟁입찰로 하되, 수의계약 가능성도 시사했다.

임 위원장은 "우리은행 민영화는 지난 7월에 경영권 프리미엄 방식에서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확대한다고 공자위가 결정했다"면서 "지분 매각 은 경쟁입찰로 하되, 수의계약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부실회계논란에 휩싸인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자구 계획은 이달중 마련된다.

임 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산업은행의 실사가 마무리 단계"라면서 "이달 중에는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 및 자본 확충 방안을 검토한 후 세부 계획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현행법 체제하에서 최대 2곳에 인가를 내주는 원칙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혁신성과 건전성, 은행업 영위 능력 등을 심사한 후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 "유암코는 시장에서 AA로 평가 받는데다 자금 조달 능력도 좋은 회사"라며 "구조조정 전문회사를 별도로 설립하려면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리지만 유암코를 확대 재편하면 10월중에도 가능해 종전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발표된 세계경제포럼(WEF) 조사에서 우리나라가 금융성숙도 순위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데 대해 "자국 기업인 위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데 따른 한계가 있는 데다 (우리나라가) 실상보다 저평가 됐다"며 "그렇더라도 금융개혁을 통해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