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에서 불법거래가 늘고 있는 만큼 최근에는 사이버 단속에도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윤이근 서울세관 조사국장(사진)은 "통관절차가 간소화되면서 개인 물품을 가장해 직구 형식으로 분산 수입한 뒤 오픈마켓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판매하는 불법거래가 늘고 있다"면서 최근 조사업무의 흐름을 소개했다.
서울세관 조사국은 날로 늘고있는 불법 전자상거래를 막기 위해 지난 2009년 전국 세관 가운데 유일하게 '사이버조사과'를 신설했다. 사이버상에서 이뤄지는 마약류나 위조상품 등 불법거래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불법 거래 사이트에 대한 추적조사를 통해 유통·판매조직을 단속하기 위한 것. 확인된 불법 판매 사이트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속차단을 요청하거나 오픈마켓·카페·블로그의 경우 운영업체에 판매 중지나 ID 삭제 요구를 하게 된다. 사이버조사과는 신설 이후 최근까지 5년간 모두 35건의 불법사이트 해지 및 접속차단 조치를 취했다.
지난 7월 말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가방과 시계 등 330억원대의 짝퉁 물품을 밀수해 판매하던 밀수업자를 붙잡은 것이 사이버 단속의 대표 검거사례다.
서울세관 조사국의 주력업무는 불법외환거래를 통한 자금세탁과 해외 재산도피를 차단하는 일. 충청·강원·경기 일부지역 등 우리나라 면적의 43%를 관할하는 서울세관 관내에는 대기업의 70%(2150곳)와 중소기업의 56%(1819곳)가 몰려있다. 서울세관 조사국은 전체 110여명의 조사인력을 동원, 전국 불법·부정무역 단속의 40% 이상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관세국경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지난해 '모뉴엘' 사건으로 알려진 3조원대의 무역금융사기 사건을 적발한 것도 서울세관 조사국이다.
윤 국장은 "최근 수출입거래를 악용한 재산도피는 물론 자금세탁 등 불법외환거래 행위와 무역서류를 조작한 무역금융 편취사건이 늘고 있다"면서 "신종 외환사범을 단속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국부유출 수사 전담' 7개팀을 편성하는 등 국부유출을 막는 데 조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율적인 불법 외환거래·밀수 단속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직원들의 조사역량 강화. 이를 위해 윤 국장은 고참 조사요원과 새로 전입 온 직원 간의 1대 1 멘토·멘터링제를 도입했다. 또 정기적으로 범죄 트렌드와 수사실무, 수사사례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조사通(통)토론회'을 열어 조사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윤 국장이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소통과 배려다. 소통은 갈등을 해소하고 활기찬 조직문화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게 그의 소신이다.
윤 국장은 "누구나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고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면서 "고객의 의견을 존중하고 어려움을 살피는 배려하는 마음 없이는 공복으로서의 역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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