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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헬기, 신속한 이송, 처치로 생명 구해...도서지역 응급환자 혜택

닥터헬기, 신속한 이송, 처치로 생명 구해...도서지역 응급환자 혜택

김은혜씨(가명)는 가천대 길병원 닥터헬기로 뇌손상을 입은 5세 딸아이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인천 계양구에 살고 있는 김 씨는 지난 2012년 6월 지인들과 강화도 여행을 떠났다.

사건은 여행 다음날 수영장에서 발생했다. 이날 김씨는 혼자서 8명의 아이들을 전부 챙겨야 했다.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안전 교육을 시켰지만 신이 난 아이들은 서로 수영장에 달려갔다.

이 때 먼저 김씨의 딸아이 최희망(가명) 어린이는 자동차 모양의 튜브를 타려다 그만 튜브가 뒤집혀 물에 빠졌다. 하지만 다른 아이를 챙기느라 분주했던 김씨는 이 사실을 10분여가 흘러서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아이의 입술은 파랬고 얼굴은 창백했으며 숨을 쉬지 않았다.

119 신고를 접수 받은 가천대 길병원 닥터헬기는 바로 이륙해 현장으로 응급의학전문의를 투입해서 최희망 어린이에게 신속히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를 실시하고 항공이송을 했다. 하지만 이미 심정지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회복 가능성을 쉽게 점칠 수 없다.

최희망 어린이는 가천대 길병원 중환자실에서 24시간 저체온 치료를 받고 3일 만에 건강하게 회복해 퇴원했다.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 별다른 후유증도 없이 퇴원할 수 있었다.

이에 김씨는 "닥터헬기로 생명을 구한 막내딸 희망이가 건강하게 자라서 올해 3월 초등학교에 입학해 밝고 예쁘게 크고 있다"며 "우리 가족의 소중한 행복을 지켜준 길병원 닥터헬기와 의료진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9일 가천대 길병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인천광역시와 함께 운영하는 인천지역 닥터헬기가 인천 도서지역 중증 응급환자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해지역 섬이 많은 인천 닥터헬기가 도서지역에서 발생하는 중증 외상환자 및 뇌질환자의 이송, 처치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는 중증 외상환자의 경우 치료 가능한 병원이 대부분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따라서 도서산간지역 환자는 장시간 이송되거나 적정한 이송 수단의 부재로 응급의료 수혜 지연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닥터헬기, 도서 지역 환자 이송

가천대 길병원이 국내 최초로 도입해 운영을 개시한 2011년 9월부터 올해 5월말까지 인천 닥터헬기 환자 이송 현황 결과, 전체 환자의 88.8%가 도서(연륙도서 포함) 지역 환자였다. 또 환자 2명 중 1명은 중증외상 또는 뇌혈관질환자였다.

이 기간 총출동건수는 477건으로 전체 이송 환자 수는 450명이었다. 이 중 229명이 중증외상 혹은 뇌혈관질환자였던 것이다. 전체 환자 중 32.2%는 중증외상, 18.7%는 뇌혈관질환으로 두 질환이 50.9%를 차지했다.

그 외에 심혈관질환이 5.8%로 많았고, 호흡곤란, 심정지, 의식저하, 쇼크, 화상 등 기타응급질환이 43.4%였다.

환자 이송 지역을 살펴보면 38.1%가 도서지역이었고, 50.7%가 연륙도서였으며 내륙은 11.3%에 불과했다.

환자 대부분이 헬기 외의 이송 수단을 이용할 경우 많은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는 곳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양혁준 교수는 "닥터헬기는 도서지역 중증외상 환자를 비롯해 뇌혈관질환자 같이 시급을 다투는 환자를 신속히 이송, 처치해 생명을 살리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닥터헬기는 도서 취약 지역의 응급의료의 수혜 격차를 해소하고 응급 환자의 사망과 장애를 감소시켰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닥터헬기는 출동결정부터 이륙시간이 매우 신속히 이뤄졌다. 출동결정 후 이륙시간이 '5분 이내'인 비율이 전국(인천, 전남, 강원, 경북)에서 가장 높았다.

연평도에서 육지까지 배로 이동하려면 최소 2~3시간이 걸리지만 닥터헬기로는 40분밖에 걸리지 않으며 덕적도에서는 20분이 걸린다.

2007년 국내 도서산간지역 응급의료 현황에 따르면 앰뷸런스로 응급의료센터까지 이송 시간이 도서지역은 94.6%가 1시간을 초과하고, 산간지역은 65.2%가 1시간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취약지역의 응급의료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닥터헬기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닥터헬기, 30여 종 첨단 장비 탑재

인천지역 닥터헬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나는 첨단 응급실이다.

가천대 길병원 닥터헬기는 유로콥터사의 EC-135모델을 응급의료 전용헬기로 개조해 최대 6명까지 탑승 가능하다. 동급헬기에 비해 소음이 가장 낮아 도심 인구밀집지역에 위치한 병원에서 운용에 최적화돼 있다.

닥터헬기에는 긴급상황 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장비가 탑재돼 있다. △이동형 초음파 진단기 △이동형 혈액 화학검사기 △이동형 심장효소검사기 △정맥주입기 △이동형 인공호흡기 △자동 흉부압박기 △제세동기 △12유동 심정도 등 약 18종 이상의 장비와 30여 가지 이상의 응급 약물이 탑재돼 있다.

헬기 조종사 2명이 탑승한 닥터헬기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 간호사 또는 응급구조사 1명이 탑승한다. 전문 의료진은 현장에서부터 적극적인 응급진료를 시행한다.

닥터헬기는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우선 출동 여부를 결정한 후 출발한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후 의료진은 환자 상태를 파악하게 된다. 이후 이륙해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한다. 이 과정에서 환자 감시 장치를 통해 환자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응급 처치가 이뤄진다.


헬기의 이동경로는 병원 내 운항통제실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되고 수시로 환자 상태 및 병원 도착시간이 확인된다. 이후 헬기가 병원에 도착하면 의료진이 대기해 신속히 응급실로 이송한다.

가천대 길병원 이근 병원장은 "닥터헬기는 인천 지역에 반드시 필요한 사업으로 국내 최초로 닥터헬기를 운영한 노하우를 활용해 도서지역 응급환자가 더욱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