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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 총기난사 희생자 위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오리건주 로즈버그를 방문해 이달 1일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의 가족들을 위로했다.

오바마는 로즈버그 고등학교에서 희생자 가족들을 약 1시간 동안 비공개로 만나 위로했다.

오바마는 면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커뮤니티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우리가 연방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시장께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이 여러분의 자녀나 엄마나 아빠나 친척이나 친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며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나라 전체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총기난사 살인에 대해 "강한 감정"을 느낀다면서도 "그러나 오늘은 (희생자들의) 가족들에 관한 것이고, 이들의 비통함과 우리가 그들에게 느끼는 사랑에 관한 것"이라며 총기 규제의 필요성에 관한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 방문을 앞두고 로즈버그에 사는 총기 규제 반대자 수백명이 공항 근처와 대통령의 이동 경로 등에서 "우리의 권리를 포기할 수 없다", "총기 금지 구역 지정은 앉아 있는 오리들(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람을 뜻하는 영어 관용구)을 위한 것" 등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 중 상당수는 오바마 대통령을 반대한다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희생자 가족 중 정치적 이유를 들어 오바마 대통령과의 면담을 거부한 사례도 있었다.

사건 당시 등에 총을 맞은 애나 보일란의 아버지인 스테이시 보일란은 "원칙에 있어 나는 총기 규제에 관한 오바마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으며 따라서 우리는 면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수 성향 매체인 폭스 뉴스에 말했다.


로즈버그는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고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보수적 지역이다.

이달 1일 로즈버그의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이 학교 학생 크리스 하퍼-머서(26)가 총을 난사해 9명을 죽인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사건이 발생한 직후 총기 규제 법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이 로즈버그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한 9일 당일에도 애리조나주와 텍사스주의 대학들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