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소유주가 부의 재분배 막으면 다수가 비참한 빈곤에 처할 수도" 주장
기술 진보 앞장선 실리콘밸리는 반발 "누가 호킹에게 경제입문서 사줘라"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영국의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사진)이 소득 불평등이 확대되고 있는데는 기술발달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12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호킹은 지난주 미국 최대 커뮤니티사이트 레딧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AMA)' 코너에 위대한 기술진보가 다수를 '비참한 빈곤' 상태에 남겨둘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계가 생산한 부가 공유되면 모든 사람이 아주 편안한 여가를 누릴 수 있겠지만, 기계 소유주들이 로비 활동을 통해 부의 재분배를 성공적으로 막아낸다면 다수가 비참한 빈곤 상태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킹은 "그러나 기술이 어느 때보다도 불평등을 키우면서 현재 추세로는 두 번째 선택으로 기우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기술 진보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부 창출 대열의 선두에 서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관계자들은 반발했다. 웹브라우저 넷스케이프의 창업자이자 유명 벤처 투자가인 마크 앤드리슨은 자신의 트위터에 호킹이 낡은 미사여구를 별 생각없이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앤드리슨은 "호킹의 주장을 요약하면 '지난 수 백년간 기계가 일자리를 빼앗아간다고 주장한 사람들이 어리석게 보였을 지 몰라도 난 다를 것'이라는 말"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누군가 호킹에게 경제학입문 교과서를 사줘야 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논쟁에서 호킹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CNN머니가 말했다. 기술발달이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성장을 통해 생산량 등 '파이'가 커졌음에도 모든 이들의 몫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는 지적이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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