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정지원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2016년 대선 출마 가능성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전날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선전함에 따라 아직까지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바이든 후보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e메일 스캔들' 등으로 지지율에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클린턴 전 장관과 맞설 수 있는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대안 후보로 여겨져 왔다.
토론회를 불과 몇 시간 남겨놓고도 한 지지자 모임이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를 촉구하는 영상 광고를 내보내는 등 출마 권유도 계속 이어졌다.
토론회를 주최한 CNN은 바이든 부통령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그를 위한 연단까지 따로 준비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러나 바이든 부통령은 결국 토론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TV로 토론회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클린턴 전 장관이 이날 토론회에서 침착하고 노련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바이든에 대한 지지가 시들고 있는 분위기다.
한 바이든 지지자는 "토론회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압승을 거뒀다"며 "바이든이 출마 시기를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전략가인 짐 맨리는 "토론회를 지켜본 바이든 부통령이 출마를 선언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액슬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도 CNN닷컴에 올린 글을 통해 "클린턴 전 장관의 멋진 토론회 퍼포먼스로 인해 바이든의 출마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 트래픽 분석업체 '톱시'에 따르면 토론이 끝난 직후 바이든 부통령을 언급한 트윗은 1만1000건에 그친 반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클린턴 전 장관에 관한 언급은 각각 8만5000 건과 7만3000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그러나 민주당내에서는 아직까지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 남부 흑인 종교 지도자인 조지프 다비 목사는 "아직까지 바이든이 출마할 수 있는 공간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전략가인 크리스 코피니스도 "대선 결과가 하루만에 결정된 적은 없다"며 바이든이 출마를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전했다.
WSJ는 "바이든이 만약 민주당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경우, 클린턴과 바이든,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주)의 3파전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출마를 끝까지 고사한다면 클린턴이 쉽게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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