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상공에서 대립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가 각국 전투기의 안전을 위해 항공안전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로써 양자가 작전중 충돌로 제3차세계대전을 벌일 수 있다는 불안은 한풀 꺾이게 됐다.
CNN은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서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상공에서 작전 중 안전을 위한 양해각서를 제작중이며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협정이 "곧"나온다며 정확한 날짜를 밝히지 않았다. 다른 관계자는 "양국이 기술적 면에서 합의했으나 협정문에 쓰일 단어를 고르고 있다"며 이번 협정은 미국 주도의 공습에 참여하는 연합군 모두에 적용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8월부터 시리아 북동부.이라크 북부에 걸쳐 자리 잡은 이슬람 극단세력 '이슬람국가(IS)'에 공습을 진행했다. 미국 외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속한 영국 등이 공습에 참여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달 6일 발표에서 이제까지 시리아와 이라크에 각각 4701회, 2622회의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러시아의 개입이다. 바사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러시아는 지난달 30일 IS 타도라는 구실로 시리아 공습에 나섰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7일 러시아가 이제껏 시리아에 감행한 공습 표적의 90%는 IS가 아니라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항하는 반군이라며 러시아의 개입을 비난했다.
이처럼 상반된 의도를 지닌 양국이 같은 상공에서 비행하다보니 예기치 못한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이달 10일 시리아 상공을 비행하던 연합군 전투기에 2대의 러시아 전투가가 접근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식별 목적이었으며 위협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CNN은 이번 안전 협정이 양국 간 3차례 화상 회의를 거친 후 나왔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미국이 "러시아의 개입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러시아와 거시적 논의 보다는 항공 협정 같은 지엽적인 내용을 협의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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