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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검찰총장 후보군 주변인들 "숨고 크게 안쉬고 살아요"

오는 12월 1일 임기를 마치는 김진태 검찰총장의 후임자 인선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유력후보로 꼽히는 몇몇 인물들에 대한 평판이 회자되자 당사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심지어 당사자 뿐만 아니라 가족·친인척 등 주변인물에 대한 '평판'까지 '풍문'으로 떠돌면서 후보자들 마다 '집안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총장 후보는 사실상 2~3명으로 압축됐고 '점수차'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때 주변인물에 대한 '부정적 소문'은 치명적인 흠집이 될 수 밖에 없다. 유력 후보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주변단속을 벌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매정하다" 들을만큼 주변 관리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A고검장은 그간 "나는 유력후보가 아니다"며 스스로 몸을 낮추는 처신으로 화살을 피해왔다. 하지만 그는 최근 딸과 관련된 '풍문'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변호사인 딸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모 대기업에 취업을 했는데 마치 특혜나 외압으로 취업을 한 것처럼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거론된 것은 아니지만 3배수 최종후보군에 포함될 경우 딸의 문제가 거론될 수 밖에 없는 만큼 반박자료 준비를 마치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유력후보인 B고검장 역시 주변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유명하다. 가장 오랫동안 '차기 검찰총장 유력후보'로 거론돼온 그는 평소 '매정하다'는 원망을 들을 정도로 친인척 관리를 해왔고 1년여 전부터는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집안 전체가 조심에 조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고검장의 조카며느리 뻘인 한 방송인은 "숨도 안쉬고 살고 있다"면서 "혹여 누가 될까봐 집안 전체가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소한 교통법규라도 위반하지 않는 것은 물론, 혹시 주차위반 과태료 고지서라도 오면 즉각 납부하는 등 작은 흠이나마 잡히지 않으려 노심초사한다는 것이다.

차기 검찰총장은 최근 구성을 마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3~4명 가운데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1명을 낙점한다. 최종후보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에 임명된다.

법조계에서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이 상당기간 친인척 등 주변관리에 적지 않은 공을 들여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흠 적은 사람이 승리"..조심 또 조심

이처럼 유력후보들이 주변정리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지금까지 가족 등 주변의 잘못 때문에 낙마하거나 궁지에 몰린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인이 받은 고가의 옷선물 때문에 검찰총장이 물러난 사건을 비롯해 불법증축된 건물을 소유한 부인의 탈세의혹 때문에 옷을 벗은 헌법재판관, 성매매 의혹이 있는 유흥업소를 세입자로 들였다가 혼쭐이 난 유력 정치인 등이 대표적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공이 많은 사람보다 흠이 적은 사람이 경쟁에서 승리한다는 인식도 유력 공직후보자들이 주변정리에 신경을 쓰는 이유"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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