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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 건국대 호흡기환자 역학조사…능동감시도 강화

건국대학교 캠퍼스에서 집단적인 호흡기질환 환자가 발생했다. 보건당국은 역학조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원인은 확인되지 않아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3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건국대 서울캠퍼스의 동물생명과학대학 건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기질환 환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환자가 주로 이 건물 면역유전학실험실, 동물영양학자원실험실, 가금학 실험실 등 실험실 3곳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은 확인했지만 아직 명확한 원인은 찾지 못했다. 보건당국 증상의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기까지 검사가 1~2주 이상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일부 환자에 대해서는 3주 후 재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발열 및 호흡기질환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총 31명으로, 이 중 23명은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서 격리치료 중이며 나머지 8명은 자택에서 머무르고 있다.

또한 혹시 모를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전화 등을 통해 증상발현을 확인하는 능동감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관할 보건소와 학교측은 지난 28일 단과대에 안내문을 붙여 이달 8∼28일 해당 건물을 방문한 사람 가운데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질병관리본부로 연락할 것을 공지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능동감시 대상은 건물을 주로 이용하는 학생, 교직원 850명과 지난 25일 같은 건물을 빌려 입사시험을 치른 SK그룹 수험생 500명 등이다.

질병관리본부는 31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전자·혈청 항체 검사를 계속 하고 있지만 아직 양성 판정이 나오지 않았다.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백일해 등 15개 호흡기 세균·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했지만 모두 음성 반응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은 환자 중 일부에 대해서만 검사를 진행했던 것을 전체 환자로 조사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관계자는 "음성이라고 해도 감염 원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며 "브루셀라, 큐열, 레지오넬라 등은 검사값은 음성이지만 3주 후 회복기 혈청으로 재검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에 대해서 역학조사를 통한 정확한 원인 파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의과대학 송진원 교수(미생물학교실)는 "한티바이러스(쥐)나 조류독감처럼 바이러스가 변이돼 동물에서 사람으로 감염되는 사례는 있다"며 "하지만 이번 사례는 어떤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역학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7일 건국대학교 내 동물생명과학대학 건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환자가 10월19일 이후 산발적으로 발생했고, 29일에도 10명이 추가 발생해 총 31명이 감염 증세를 보이고 있다.

hsk@fnnews.com 홍석근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