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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위, '예비비 자료' 제출놓고 공방끝에 '파행'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가 내년도 예산안 부별 심사를 위해 2일 경제분야 정책질의를 시작했지만 시작부터 '역사교과서 국정화' 예산의 예비비 편성 관련 자료 제출을 놓고 공방을 거듭한 끝에 결국 파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선례가 없어 제출할 수 없다"는 정부 입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거짓 답변'에 대한 사과와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정부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회의는 여당의원들만 참석한 채 반쪽 진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 주 종합정책질의에 이어 회의 시작부터 44억원 규모의 예비비 편성 내역에 대한 자료 제출을 거듭 요구했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지난 사흘 동안에도 계속 '(자료를) 준다, 못 준다'로 승강이를 벌이다가 결국 제출 거부로 마무리됐고, 마무리하면서 위원장님께서 정부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며 김재경 예결위원장에게 정부 측에 대한 조치를 다시 압박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도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예비비 사용 내역은 내년도 5월31일까지 제출하게 돼 있는데, 이를 7개월 앞당겨 지금 내놓으라고 국회가 행정부를 상대로 요구할 권한은 없다"며 "이건 일종의 월권"이라고 정부 측을 거들었다.

이후 여야 의원들간 고성이 오가는 등 공방이 계속되자 김 위원장은 "지난주 회의 중간 중간, 또 마지막까지 정부의 전향적인 협조를 촉구했고, 또 제 나름의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는데 주말 동안 전혀 설명이나 제출이 안 된 걸로 들었다. 예결위로서는 상당히 유감"이라며 정부에 오후 심사전까지 자료를 제출토록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측은 예비비 세부내역에 대해 "내년도 결산심사시 국회에 제출해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거부 의사를 재확인했다.

정부측은 "헌법과 국가재정법에서 예비비 지출에 대해서는 국회의 사후승인을 받도록 한 취지를 감안할 때, 예비비 지출에 대해 사전통제 의도가 있는 자료제출 요구는 응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양해하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도 이날 2016년도 교육부 예산안을 심사할 예정이었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 비공개 TF팀 단장을 맡고 있는 오석환 충북대학교 사무국장의 출석 문제와 예비비 세부 내역 요구 등으로 인해 공전만 거듭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