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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 한방병원, 경도인지장애도 한방치료로 호전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도 한방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도인지장애는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특히 기억력이 떨어져 있지만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보존돼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치료 효과가 높아질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중풍뇌질환센터 박정미 교수(한방내과)는 4일 "한국 노인 4명 중에 1명이 경도인지장애에 해당되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면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필요하고 이에 더하여 한방의 도움을 받는다면 증상의 악화를 막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데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학병원의 2012년 전국 치매 역학 조사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한국노인 중 27.8%가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상인들은 1년에 1% 미만으로 치매가 발생하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군의 경우, 8~10% 정도로 10배 가까이 발생빈도가 높았다.

경도인지장애 관련 연구들을 통해 밝혀진 것은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그리고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일수록 치매에 대한 조기 검진 및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사색을 지나치게 하여 심(心)이 상하면 혈(血)이 줄어들고 흩어져서 정신(神)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게 된다고 보고있다. 즉, 생각이 너무 많거나 심한 스트레스가 지속되거나 나이가 들면서 노화로 인해 오장육부 등 장기와 심신의 기능이 떨어지고 신체가 허약해져 정신 작용이 약해진 경우, 몸 안의 체액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제대로 순환하지 못한 경우, 피가 몸 안의 일정한 곳에 머물러서 생기는 어혈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방병원에서는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치료에 가미귀비탕, 조등산, 억간산과 같은 처방들을 사용한다. 이와 함께 한방의 침, 뜸 치료를 통해 기를 보하고 혈액 순환을 개선시켜 인지를 개선시키는 치료방법도 있다.

이외에도 고치법을 시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치법(叩齒法)이란 치아를 서로 맞 두드린다는 의미로, 윗니와 아랫니가 딱딱 소리가 나게 서로 마주쳐서 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 방법은 나이가 들어 척추, 관절이 좋지 않거나, 심장질환 등으로 운동을 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도움이 된다.

■경도인지장애 환자들 대상 일상생활 불편감 체크리스트

1. 은행 송금 금액, 아파트 번호키 등 숫자 관련된 일에 전에 없던 실수가 생긴다.

2. 바둑, 장기, 고스톱 등의 게임이나 일상적이던 이전 취미활동을 전처럼 잘하지 못한다.

3. 최근 일어난 일에 대해 빨리 생각이 나지 않는다.

4. TV 드라마나 책에서 보고 읽은 내용에 대해 이해가 잘 안 되어 엉뚱한 질문을 한다.


5. 집안 일, 업무 등에 집중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능력도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5. 가족 생일, 약 복용 등 지속적으로 해온 일을 깜빡 잊는다.

6. 운전 중 실수가 잦아지고, 지하철 환승 등 대중교통을 이용에 불편함을 느낀다.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검사 필요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