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위·간·담도췌장암 적용 회복기간 빨라 환자들 선호
각종 고난도수술 예후 탁월 1기 직장암 5년 생존율 94%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간암센터 김기훈 교수(왼쪽 두번째)가 복강경 간암 수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암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병원은 어디일까. 서울아산병원의 암 수술 실적은 독보적이다.
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10대 암 중에서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췌장암, 자궁경부암 등의 수술 건수가 압도적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나라 암 수술 중 10% 이상이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에서 이루어졌다. 그만큼 가장 많은 환자들이 믿고 찾는 병원이라는 뜻이다.
유창식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은 "어렵고 복잡한 수술도 포기하지 않아 다른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풍부한 수술 경험과 노하우가 쌓였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의료진들의 수술 능력 향상으로 이어졌다"며 "암환자의 경우 진단부터 수술까지 3주 내에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암 수술, 美보다 생존율 높아
서울아산병원 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로 '수술 잘 하는 병원'이다. 수술 중에는 가벼운 수술도 있지만 '고난도 수술'에 강하다. 암 환자들의 마지막 보루, 이른바 '4차병원' 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더 많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고 있다. 많은 암 수술 분야에서 최초·최고 기록 경신을 이끈다.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는 누적 수술건수가 2만4000건을 넘었다. 대장암 수술 국내 최다 기록이다. 대장암 수술 중 고난도로 꼽히는 직장암 수술 생존율은 미국보다 높다. 미국은 조기직장암의 5년 생존율이 88.2%, 진행 암에서는 69.5%인 데 비해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에서 수술받은 직장암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1기(조기직장암)에서 94.1%, 진행 암인 2기와 3기에서는 각각 87.8%, 75.4%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서울아산병원의 암 수술 실적은 세계 최고수준의 병원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712병상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수술 실적은 2012년 1만7267건, 2013년 1만7467건, 2014년 1만8508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선정한 '베스트 호스피털스 랭킹 2015∼2016' 통계에 따르면 암 치료 분야 1위 엠디앤더슨 암센터는 631병상 규모에 수술건수 8656건을, 2위 병원에 선정된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 암센터는 469병상 규모에 수술건수 1만1370건을 기록했다. 단순 수술 건수는 물론 병상 수 대비 수술 건수도 서울아산병원이 가장 많다.
■고난도 암 수술 분야도 독보적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에서 수술 받은 직장암 환자 10명 중 9명은 항문 기능을 최대한 보존해 수술 전과 같이 장루 없이도 배변이 가능했다. 항문에서 가장 가까이 근접해 있는 하부직장암이라 할지라도 83%에서 항문 괄약근 보존이 가능하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유방암센터 안세현 교수팀은 현재까지 2만5000건 이상의 유방암 수술을 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유방암 수술을 집도하면서도 수술 후 5년 생존율은 90%를 훌쩍 넘어 세계 유수 병원들보다도 좋은 성적을 보여준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복강경·로봇수술 등 최첨단 암 수술에 있어서도 세계 최고수준이다. 최소침습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난이도가 높지만 환자의 흉터와 통증을 최소화하고 수술 중 출혈과 합병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풍부한 경험 없이는 할 수 없는 고난도 수술이다.
서울아산병원 위암센터 김병식 교수팀은 복강경 위암 수술을 세계 최다로 6100건 이상 실시하고 있다. 기존 복강경 위암 수술법에 만족하지 않고 치료 성적과 환자 만족도 모두를 높이기 위한 고난도 술식을 적용하고 있다. 위를 절제하고 나머지 부분을 연결하는 수술 전 과정을 뱃속에서 마치는 '체내문합술'을 적용해 절개 부위를 더욱 줄이면서도 위장관에 대한 조작을 최소화해 부작용을 줄인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폐암센터에서는 박승일·김동관 교수팀이 현재까지 3100건 이상의 흉강경 폐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개흉술과 달리 갈비뼈를 절개하고 가슴을 크게 열 필요가 없어 수술 후 통증도 적고,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서울아산병원 폐암센터에서는 2014년 전체 폐암수술의 약 75%를 비디오 흉강경 수술로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간암센터 김기훈 교수팀은 현재까지 330건 이상의 복강경 간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간암 수술은 고도의 정밀도가 필요하다. 간은 혈관 다발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수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강경 간암 수술은 수술 상처가 작아 출혈과 통증이 적으며 회복기간도 빨라 환자에게는 이득이 많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부인암센터에서는 남주현 교수팀이 복강경 자궁경부암 수술을 세계 최다인 1300건 이상 실시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복강경 수술을 받은 여성 환자의 만족도가 크다. 통증도 적고 흉터도 거의 남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초기 자궁경부암의 경우에는 자궁 안쪽과 난소, 나팔관을 보존하는 자궁경부광붐위절제술을 복강경으로 시행해 수술 후에도 임신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외과수술 중 최고난도로 손꼽히는 췌담도 종양 절제술도 최소침습수술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담도췌장암센터 김송철 교수팀은 2007년부터 최근까지 복강경 췌담도암 수술을 세계 최대 수준인 300여건 이상 시행했다. 특히 최고난도로 손꼽히는 위유문 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복강경으로 100건 이상 시행한 병원은 전 세계적으로 서울아산병원과 미국 메이오 클리닉 단 두 곳뿐이다. 세계 최고수준의 암 수술 실력을 갖췄다는 방증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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