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2016년 美 금리인상땐 中企 재무 더 악화

中企 175곳 신용등급 무더기 C·D
금감원·시중銀, 대상 확대 선제적 구조조정에 중점
경기침체에 저금리 겹쳐 올 中企 대출 47兆 늘어

올해 중소기업 정기 신용위험평가 결과 C, D등급을 받은 중소기업 수는 175개로 지난 2009년 이래로 가장 많았다. 경기침체와 함께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방침으로 옥석 가리기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내년 미국 금리인상과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부실 중소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심사대상 기업 20% 늘려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대상기업을 전년에 비해 20% 늘렸다.

금감원과 시중은행들이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중점을 두고 촘촘하게 들여다 봤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3년 이자보상비율 1 미만인 기업과 영업적자 연속 기업을 대상으로만 신용위험평가를 했지만 올해는 12개 취약업종을 선정해 그 업종에 해당하는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12개 취약업종에 금속제품, 전자제품, 종합건설, 수산운송업, 부동산업 등이 포함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에서 C, D등급을 받은 기업수는 512개였다. 그후 2012년에는 97개, 지난해에는 125개였다. 올해는 50개 증가한 175개다. 시중은행 중소기업 담당 관계자는 "평가 방식은 예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평가대상기업이 늘었고 경기가 회복을 못해 한계기업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부터 신용위험평가업무 실패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해 시중은행들의 신용위험평가가 적정했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 C등급을 받은 중소기업 54개 중 80%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을 통해 회생절차가 끝났으며 D등급을 받은 71개 기업의 83%도 채권회수가 완료됐다.

■경기침체로 중기 대출 증가

내년에도 C, D등급을 받을 중소기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신용위험평가는 지난해 말 기업 재무제표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올해 경기가 더 악화되면서 중소기업의 재무상태는 안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금감원은 올해도 취약업종 등을 선정하는 등 심사를 엄격히 할 방침이다.

올해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 역시 경기회복보다는 경기침체와 저금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손상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가 활황일 때 중소기업 대출이 증가하는 것은 사업확장 등의 이유이지만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 시 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하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으로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은 전년 대비 47조4000억원 증가했다.
매월 5조원가량 대출이 늘어난 셈이다. 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도 미국의 금리인상, 경기회복 지연 등이 현실화되면 중소기업 부실 역시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부 은행들은 올 하반기 숙박업 등 특정 업종에 대출심사를 강화하기도 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