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여성 은행장 강점 살려 직원 소통채널 넓혀 변화 유도.. 4대 실천방안 'HOPE' 제시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대한민국 첫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사진)은 '엄마 같은 리더'다. 항상 귀기울여 듣고 따뜻하게 격려한다. 직원들을 자주 만나고, 익명이 보장된 '소통 엽서' 등을 통해 직원들의 고충과 충고를 귀담아 듣는다. 가끔 영업점 깜짝 방문해 선물을 전달하기도 한다.
1978년 은행원으로 처음 기업은행에 입사한 권 행장은 38년간 국내 최초 여성 1급.여성 지역본부장.여성 부행장.여성 은행장이란 수식어를 차근차근 쌓아왔다. 오랜 시간, 조직과 함께 성장하며 최고경영자(CEO) 역시 부모와 마찬가지로 직원과 소통이 많을 수록 조직 구석구석을 이해하고,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게 됐다.
권 행장의 경영방침은 '희망 경영'이다. 중소기업과 가계를 위한 자금 지원을 통해, 미래의 희망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리고 희망이라는 뜻을 가진 영단어 'HOPE'을 내세워 4가지 실천방안을 제시한다. △건강한 내실성장(Healthy) △열린 소통(Open)△시장 선도(Pioneering) △책임 경영(Empowering)이다. 부드러운 카리스마, '마더 리더쉽'이 이끌어내는 변화는 조용하지만 크다.
■'글로벌 100대 은행' 만들겠다
다음달 취임 2주년을 앞둔 권 행장의 목표는 임기 내 IBK기업은행을 글로벌 100대 은행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경영전략으로 시장 선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우선, 기술금융에 선도 지위를 강화했다. 기술금융에 대한 지원 방식을 기존 '대출' 중심에서 '투자' 방식으로 전환한 것도 권 행장이 이끌어 낸 의미 있는 변화다. 올해 1월에는 국내 1호 기술금융 사모펀드(PEF)를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해 투자 범위를 점차 넓히고 있다.
핀테크 지원에도 적극 나섰다. 스타트업 및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성장 단계별(발굴→지원→육성)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핀테크 기업 지원을 위한 특화자금을 조성해 10월 말 현재 267건, 총 1062억원을 지원했다.
은퇴브랜드 'IBK평생설계'를 출범, 은퇴 금융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개인거래 보다 가족거래에 초점을 두고, 자산설계 중심의 새로운 영업문화 정착하기 위한 전략이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본연의 역할도 점차 강화하고 있다. 경기 회복이 더디고, 기업들이 구조조정이 잇따르는 상황에서도 중소기업을 위한 자금지원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IBK기업은행은 올해는 전년 대비 1조5000억원이 늘어난 41조5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계획했으며, 10월 말 기준 43조7000억원을 지원했다. 특히,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설비투자 분야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자금 공급 계획 중, 설비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7% (11조원) 에서 올해 10월 말 기준, 37%(15.3조원)로 늘어났다.
■내 손안의 은행 'i-ONE 뱅크'
권 행장은 임직원들에 '열린 시각'과 '깨어있는 자세'를 통한 혁신을 주문한다. 새롭게 열리는 시장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6월 통합플랫폼 'i-ONE뱅크(아이원 뱅크)'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융권 최초로 계좌조회, 이체 등의 뱅킹서비스는 물론 지급결제, 상품상담 및 가입, 자산관리 등 모든 금융 서비스를 지원한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222개의 예.적금, 펀드, 대출, 카드, 외환 등의 상품을 24시간 365일 가입할 수 있고, 고객이 은행에 가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저비용으로 쉽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내 손 안의 은행'이다.
권 행장이 '아이원 뱅크'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개인 맞춤형 금융'이다. 고객 분석역량을 강화해, 개개인에 특화된 상품과 추천 시스템을 개발하고 직원의 맞춤형 마케팅 역량을 높이는 것이다.
핀테크 기술을 도입한 신사업도 적극 발굴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국내 최초로 신용카드와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를 하나로 합쳐 신용카드 표면에서 OTP 번호가 발생하는 'IBK주거래카드'를 출시했다. OTP 공급업체인 스마트이노베이션와 협력을 통해 이룬 성과다. 이 밖에도 이리언스의 홍채인식기술을 비대면실명확인 인증수단으로 검토하거나, KTB솔루션의 스마트 사인 인증을 공인인증 보조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한류 콘텐츠, 함께 키운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영화 '연평해전'에 투자주관사로 참여했다. 연평해전은 누적관객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의미있는 흥행기록을 썼다. 지난해에는 '국제시장'과 '명량'에 투자했고 올해는 '베테랑'과 '암살'에 투자했다. 모두 누적관객이 1000만명을 넘은 흥행작이다.
권 행장은 문화콘텐츠산업에 대한 금융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단순히 투자 수익을 내는 목적이 아닌, 경쟁력 있는 문화콘텐츠 기업을 적극 발굴.육성해 나가겠다는 진심을 담았다.
국내 은행권 최초로 전담부서인 '문화콘텐츠금융부'를 신설하고, 문화콘텐츠 산업에 특화된 대출상품과 IP저작재산권 펀드 등 맞춤형 상품개발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금융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회계사, 경영 컨설턴트 등 전문가를 활용해 문화콘텐츠 산업 종사자들에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금융 이해증진을 위한 정기적인 교육도 실시한다. 앞으로도 문화콘텐츠 금융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지원 수단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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