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콘웨이 칼라일그룹 회장, 한국 투자 확대 의지 밝혀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 기업가치 재평가 기회
해외 대형 사모펀드(PEF) 칼라일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윌리엄 콘웨이 회장(사진)은 "한국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편 등에 참여하겠다"며 한국시장 내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러나 한국의 은행산업에 대해서는 "투자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따라서 KDB산업은행이 매각할 계획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이나 대우건설 등 비금융 자회사에 대한 칼라일의 투자 여부도 미지수다. 시장에서는 칼라일이 채권은행이 얽힌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인수는 생각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콘웨이 회장은 18일 파이낸셜뉴스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한국 기업 대부분이 지배구조 개편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칼라일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경험을 통해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등 한국 대기업은 지분 교환·매각, 기업 매각 등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오너 3세들의 경영권 승계작업 과정에서 삼성 화학계열사와 현대글로비스 지분 등이 매각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삼성정밀화학 등이 롯데그룹에 인수된 바 있다.
칼라일그룹은 이 같은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매각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콘웨이 회장은 "한국 대기업들의 계열사 및 지분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데 대부분의 회사가 지배구조 개편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 같은 지배구조 과정에서 소비재, 소매, 서비스, 헬스케어와 금융분야 등에서 꾸준히 투자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에서 나오는 구조조정 매물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갖겠다는 의견이다. 그는 "한국경제는 상대적으로 강한 편인 데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까지 잠재력을 갖고 있는 특징이 있다. 그만큼 한국 기업에 대한 기회를 꾸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산업 중 은행에 대한 투자는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은행산업은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에서는 칼라일이 산업은행의 비금융 자회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인수계획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이 얽힌 구조조정 기업은 인수하기 힘들다는 것. 실제로 현대그룹이 매각을 진행했던 현대증권에 대해서도 일본 PEF인 오릭스PE가 인수를 시도했지만 현대그룹과 산업은행의 협의와 금융당국 승인 과정에서 불발됐다.
콘웨이 회장은 "한국시장은 칼라일그룹이 투자를 확대하고자 하는 시장 중 하나"라며 국내 기업 인수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기업환경이 안정적이면서 매우 역동적"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인수할 가치가 있다. 최근 칼라일그룹이 인수한 ADT캡스가 좋은 예"라고 말했다. 칼라일그룹은 지난해 약 2조원에 ADT캡스를 인수했다. 또 콘웨이 회장은 아시아시장에서 한국시장과 함께 중국시장의 가치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그는 "현재 중국에 투자돼 있는 자산들은 10년 후에 분명히 현재보다 큰 가치를 가질 것"이라며 "변동성이 일부 있겠지만 매년 6~7%씩 성장하는 11조달러 규모의 중국시장은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중국 내 투자전략에 대해서는 소비재와 헬스케어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콘웨이 회장은 "중국시장은 칼라일그룹에 중요한 시장으로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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