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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P조선 RG발급, 왜 거부 했나'.. 감사원, 주채권은행 우리銀 조사

SPP조선 직원 탄원서 제출 채권단 거부 배경 집중조사

감사원이 채권단의 SPP조선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거부 사태와 관련해 조사에 나섰다. 채권단은 현재 SPP조선 매각을 추진 중이다. 감사원의 이번 조사가 매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금융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SPP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채권단의 RG 발급 거부 배경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감사원 측은 우리은행 관계자로부터 SPP조선이 수주한 유조선 8척에 대한 RG 발급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청취했다.

감사원 조사는 SPP조선 직원들이 청와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탄원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선수금환급보증은 선주가 선박주문 시 지불하는 선수금에 대해 금융기관이 환급을 보증하는 금융상품으로 이를 받지 못할 경우 사실상 수주는 불가능하다.

SPP조선 채권단(우리은행.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서울보증보험)은 지난 9일 발주받은 8척의 선수금환급보증 안건을 부결시켰다. 채권단 사이에서도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해 SPP조선에 신규자금을 지원하면서 수주승인 절차에 대한 규정을 강화했다"며 "기존에는 75% 이상의 채권단 동의가 필요했지만 올해부터 만장일치로 4개 금융기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SPP조선 측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주가 진행되면 채권단이 선정한 삼일회계법인이 축적된 원가자료를 바탕으로 정해진 규정에 따라서 수익성을 검토하게 돼있다"며 "이번 수주건은 문제가 없었다. 채권단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SPP조선 매각을 보다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신규 수주를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복수의 인수후보군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선소의 경우 건조 중인 배만 없다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며 "수주가 이어지다 보면 관련업체에만 매각해야 하는 제한사항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우리은행은 경남 사천.통영.고성.율촌.함안 등에 흩어진 SPP조선 사업장을 따로 떼어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인수업체가 조선업종과 무관해도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다른 채권은행들도 동의한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6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채권단은 올해 3월까지 4850억원의 추가 지원안을 마련, SPP조선 경영정상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일부 채권단이 이를 거부하자 매각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고 지난 16일 매각공고를 냈다. 다음달 4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는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김병용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