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가운데 일부가 오는 12월 4일(이하 현지시간) 총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원유 생산 감축을 요구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사우디의 저유가 정책을 따라가다가는 재정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월 29일 보도에서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사우디를 둘러싼 다른 OPEC 회원국들의 압박이 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국영석유회사(NIOC)의 알리 카르도르 투자부문 대표는 전날 WSJ와 인터뷰에서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이 이번 회의에서 사우디에 원유 감산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잔가네 장관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WSJ는 이란뿐만 아니라 저유가 정책에 신음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앙골라도 사우디를 상대로 감산 촉구에 나선다고 내다봤다.
익명의 페르시아만 인근 국가 관계자는 WSJ에 "사우디 내부에서도 저유가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며 사우디 당국 또한 현재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는 사우디가 미국이나 러시아 등 비 OPEC과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폭락을 거듭했다. 2014년 평균 유가는 배럴당 97달러였으나 올해는 56달러로 떨어졌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은 지난해 11월 총회에서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을 일일 3000만배럴로 동결한다고 밝혀 시장에 충격을 줬다.
다만 사우디가 다른 산유국들의 생각대로 움직일 지는 미지수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OPEC 대표 중 한 명은 WSJ를 통해 "이번 회의는 특히 논쟁이 치열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OPEC은 비 OPEC국가들이 먼저 감산을 외치기 전까지는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OPEC이 12월 회의에서 인도네시아의 OPEC 재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이를 고려해 권장 생산 상한을 일일 3000만배럴에서 3100만 배럴로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계자들은 사우디가 이란의 원유시장 복귀를 계산에 두고 있다며 적어도 2016년 6월까지는 감산 계획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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