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내라" "안된다" 고성 오가며 한때 충돌
경찰, 韓위원장 도주 대비 빈틈 없는 경비태세 유지
강신명 경찰청장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자진출두 시한으로 제시한 9일 오후. 조계종은 경찰의 조계사 진입에 반대 입장을 표했으나 경찰은 체포영장 강제집행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분명히 해 긴장감이 더욱 고조됐다. 특히 민주노총은 '자진출두는 없다'며 강력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선언, 조계사 일대는 전운이 감돌았다. 이날 경찰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한 위원장에 대한 체포작전을 10일 정오까지 일단 연기했으나 긴장감은 여전했고 경찰은 한 위원장 도주 등에 대비, 물 샐 틈 없는 경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찰, 도주 대비 물 샐 틈 없는 경비태세
이날 일부 진보단체 회원들은 아침 일찍부터 조계사 인근에서 피켓을 들고 경찰청장 파면 등을 요구했다. 전농 회원들은 조계사 인근 곳곳에서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강신명 경찰청장 파면'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시위에 나섰다.
이날 조계사에는 문화계 원로 등 한 위원장에 대한 강제집행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발길이 이어졌다. 경찰의 당초 최후통첩 시한인 오후 4시가 다가오자 조계사 일대에는 신도 및 시민들이 몰리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한 위원장을 지지하거나 비난하는 신도 및 시민들이 각자 고함 등으로 맞섰다. 한 위원장의 자진 퇴거를 요구하는 신도들의 항의도 이어졌다. 신도 이모씨(54)는 한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관음전을 향해 "언제까지 범죄자가 절을 자기 집 안방으로 생각하고 있게 놔둘 건가"라며 "한상균을 빨리 끌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조계사 스님 및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 일부 신도 등 100여명은 '공권력 투입 반대' 등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한 위원장이 은신 중인 관음전 4층 통로를 봉쇄하기 위해 해당 건물 1층 입구를 막았다. 앞서 오후 2시17분께에는 조계사 관음전 2층과 경내를 잇는 구름다리가 철거됐다. 관음전으로 진입할 수 있는 통로는 1층 한 곳뿐이다.
한 위원장은 피신 24일째인 이날까지 조계사 관음전 4층 거처에서 머물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달 들어 거처 창가에서 몇 차례 포착된 것 말고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경찰은 조계사로 통하는 출입문과 골목마다 형사 및 기동대원 등을 배치했으며 경내로 진입하는 차량의 트렁크, 조수석 탑승자, 적재물까지 확인하는 등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조계사 앞 우정국로 도로변에는 경찰버스 등 경찰차량 10여대가 배치됐다. 골목마다 배치된 사복형사 및 의경들이 삼엄하게 경비를 서고 있다.
■"언제까지 범죄자 놔둘건가" 항의도
오후 3시22분께 한 위원장에 대한 영장집행을 위해 대기 중이던 경찰이 조계사 관음전 후문 장악을 시도하면서 일부 신도들과 충돌을 빚었다. 경찰의 진입에 대비해 정문을 봉쇄했던 신도 등이 후문으로 이동했다. 오후 4시께부터 경찰이 후문을 봉쇄 중이던 신도 등을 끌어 냈다. 이 과정에서 조계사 직원과 충돌이 빚어져 종무원 소속 직원 1명이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경찰의 한 위원장 검거작전이 임박해지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10일 정오까지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자승 스님의 제안을 수용하면서 "영장을 집행할 방침이었으나 자승 총무원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감안, 일단 집행을 연기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날 충돌은 일단락됐다.
한편 한 위원장은 경찰로부터 지난 4월과 5월 서울 도심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추모집회에서의 '일반교통방해'와 지난달 1차 민중총궐기에서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집회에서 불법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재판에 계속 나오지 않아 법원으로부터도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pio@fnnews.com 박인옥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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