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20% R&D에 투자 혁신신약 26건 개발 진행
지난 11월 제약업계 최초 당뇨신약기술 5兆에 수출 북경한미약품 새 성장엔진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왼쪽)과 미국 안과전문 벤처기업인 알레그로의 햄파 카라지오지안 사장이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전략적 투자 및 루미네티트 공동개발을 내용으로 하는 협약서를 교환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말부터 6월초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서울대병원 김동완 종양내과 교수가 한미약품의 표적항암제 'HM61713'의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코스피 상장기업인 한미약품은 매년 총매출액의 20%를 연구개발(R&D)에 쏟아부으며 글로벌 선도 혁신신약 R&D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코스피 상장 제약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연간 R&D 투자액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525억원을 썼고 올해 들어서는 지난 3·4분까지만 1380억원을 투자했다.
한미약품은 제네릭→개량신약→복합신약→혁신신약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R&D 전략'을 구사한다. 이는 투자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R&D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개방형 혁신'이라는 기조 아래 세계 유망 제약사·바이오벤처와 공동으로 활발한 신약개발 연구를 진행한다. 특히 한미약품은 바이오신약, 차세대 표적항암제 중심의 항암신약, 치료효율을 극대화한 복합신약 등에 특화된 R&D를 진행하고 있으며 약효지속과 투약용량 최소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한미약품은 현재 26건의 혁신신약 R&D를 국내외에서 진행 중이다.
■당뇨치료 패러다임을 바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남다른 신약 R&D 투자는 당장 △LAPSCA-Exendin4 △LAPSInsulin115 △LAPSInsulin Combo 등 세 가지 당뇨신약을 한데 묶은 퀀텀프로젝트에서 빛을 발했다. 지난 11월 프랑스의 세계적인 제약사 사노피와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규모인 39억유로(약 5조원)의 기술수출 계약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LAPSCA-Exendin4는 최장 월 1회 투약을 목표로 개발 중인 GLP-1 계열의 당뇨치료제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등 8개국 90여개 기관에서 제2형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다국가 후기2상이 진행되고 있다. LAPSInsulin115는 매일 주사해야 하는 기존 인슐린의 단점을 개선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주사 주기를 주 1회로 늘린 지속형 기저 인슐린으로 미국에서 임상1상 시행 중이다. LAPSInsulin Combo는 인슐린과 LAPSCA-Exendin4를 결합한 약물로 역시 인슐린복합 당뇨치료제로는 투여주기를 주 1회로 늘린 혁신신약이다. GLP-1계열 약물을 인슐린과 결합해 효능은 높이고 인슐린의 최대 단점인 저혈당 쇼크 등의 부작용은 크게 줄였다.
아울러 일주일 이상 약효가 지속되는 성장호르몬 신약인 LAPSrhGH는 해외 전임상 및 국내 1상을 완료하고, 현재 한국과 동유럽 8개국 22개 의료기관에서 성인환자 대상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LAPSrhGH는 건강한 한국 성인남성 대상 국내 1상에서 1회 투여 시 약물의 안전성 및 1주 이상 약효가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유럽 8개국 22개 의료기관에서 성장호르몬결핍증 성인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글로벌 2상을 통해 약물의 안전성, 약효지속 효과 및 향후 개발을 위한 적합용량을 확인했다.
■항암신약 개발·기술수출도 활발
한미약품은 항암신약 R&D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중표적 항암신약 포지오티닙과 EGFR변이 세포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내성표적항암신약 'HM61713'은 현재 국내에서 임상 중이다. 포지오티닙은 비소세포폐암을 비롯해 유방암, 위암, 두경부암 등에 대한 국내 임상 2상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포지오티닙은 중국 루예제약집단과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돼 글로벌 신약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루예는 중국, 스펙트럼은 우리나라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포지오티닙의 판권을 확보했다. 내성표적항암신약 HM61713은 지난해 5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종양임상학회인 ASCO에서 국내 개발 항암제 최초로 구연 발표되면서 세계적 관심이 집중됐다. 이에 지난 7월 독일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과 7억3000만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다중표적항암신약 KX2-391의 경우 미국 카이넥스사와 공동으로 미국 1상을 진행 중이다. KX2-391은 광범위 항암제 '파클리탁셀과의 병용투여에 따른 약물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등에서 국내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제약사와 제휴 '효율극대화'
한미약품은 국내에 유망 바이오벤처들과의 공동 R&D를 통해 신약개발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안과전문 벤처기업 알레그로와 2000만달러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알레그로가 개발 중인 망막질환 치료신약 '루미네이트'의 한국·중국시장 개발·판매권을 확보했다. 당뇨, 암 분야에 집중된 한미약품의 미래가치를 안과 영역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복합신약 제제기술에 대한 글로벌 역량도 입증했다. 2009년 개발된 고혈압복합신약 '아모잘탄'은 현재 60개국에 수출 중이다. 이 중 50여개 국가는 미국 MSD와의 제휴를 통해 '코자XQ' 브랜드로 수출하고 있다. 한국 제약회사가 개발한 약을 글로벌 제약회사가 전 세계에 공급하는 사례는 아모잘탄이 최초이며 현재로도 유일하다.
항혈전치료제 '피도글'은 국내 최초 유럽허가 개량신약이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허가받은 국가만 유럽 8개국, 독립국가연합(CIS) 3개국에 이른다. 또 글로벌 유통회사인 DKSH를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 9개국에도 수출될 예정이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은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한미약품의 전초기지다. 한국 제약기업 중 가장 성공한 해외진출 사례로 손꼽힌다. 북경한미약품은 2002년 6월에는 현지 생산기지를, 2008년 8월에는 독자적인 연구센터를 출범시키는 등 R&D부터 생산, 영업 등 제약관련 전 산업 분야를 아우르는 제약 토털서비스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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