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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 북한포격 조사 비공개, 과거와 다른 이례적 모습

주한 유엔군사령부(UNC)가 지난 8월20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남북 간 포격사건 조사에 대한 결과 공개를 거부했다. 유엔사로부터 포격사건 조사 결과를 통보받은 합동참모본부 역시 내용 공개를 거부했다.

과거 유엔사는 여러 차례 군사정전위 조사 결과를 밝혔고, 직접 공개하지 않을 경우 그 내용을 전달받은 한국 국방부나 합참이 이를 공개해 왔던 전례와 비교할 때 이번 비공개 조치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유엔군 특별조사반 조사는 완료되었으며 한미 상호 이해하에 조사결과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조사결과의 공개는 유엔사의 고유권한이다"며 제한적인 답변을 했다.

이는 유엔사가 8월4일 발생한 DMZ 목함지뢰 사건에 대해 사건 발생 이틀 만에 보도자료를 통해"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사실을 확인했으며 한국 국방부 및 합참과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고 발표했던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유엔사는 2002년 "북한 인민군이 경기관총을 비무장지대로 반입하는 등 정전협정 규정들을 위반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으며, 2010년 천안함 침몰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때도 "북한이 정전협정을 위반했다는 내용을 유엔에 보고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유엔사는 여러 차례 군사정전위 조사 결과를 밝힌 바 있고, 직접 공개하지 않을 경우 그 내용을 전달받은 한국 국방부나 합참이 이를 공개해 왔다.
그러나 이번 포격사건과 관련해 국방부와 합참은 "유엔사가 발표하지 않은 것을 합참이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 8월 21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국방부 정보본부가 밝힌 북한군 포탄 포연이 찍혔다는 열영상관측장비(TOD) 화면의 공개에 대해서도 국방부 관계자는 "TOD 화면 공개는 정보본부의 소관이 아니며 현재로서는 공개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이전과 달리 남북 간 포격사건 조사 결과를 한·미 군 당국이 '비밀'에 부치고 있어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유엔사 군사정전위 조사 결과의 북측 통보'가 이뤄졌는지, 한·미 군 당국이 유엔사 1차 조사 결과 공개가 사전 조율됐는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