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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륙간탄도 미사일 설계변경으로 배치 늦춰질 것

북한이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의 설계를 종전 3단체에서 2단체로 변경하면서 실전 배치 시점이 2020년 이후로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항공우주분야 연구기관 에어로스페이스의 존 실링 연구원과 제프리 루이스 미국 비확산센터(CNS) 소장 등은 22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기고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분석했다.

이들은 "북한이 10월 열병식에서 공개한 KN-08은 2012∼2013년 공개한 것에 비해 짧고 단순하며, 탄두가 뭉툭하고, 기존 3단체에서 2단체로 변형됐다"며 "전반적인 미사일 성능은 대체로 그대로지만 (성능의) 신뢰도는 상당히 향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 모델의 발사 성공률이 30∼40%에 불과한 반면, 신형 모델에서는 성공률이 50∼60%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전 모델과 다른 뭉툭한 탄두는 상대적으로 개발이 쉬운 데다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탄두를 고열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정확성은 다소 떨어지고 미사일방어체계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한편 또 다른 군사전문가도 "북한의 ICBM의 낮은 발사성공률도 문제였지만, 대기권 재진입기술이 적용됐는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탄두의 형상변경을 볼때 어느정도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실링 연구원 등은 이러한 설계 변경 과정에서 대외군사기술협력에 제약이 있던 북한이 우크라이나 기술진으로부터 관련 기술을 불법 취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2012∼2013년 공개된 이전 모델을 기준으로 KN-08 미사일의 사거리는 9천㎞로, 미국 서부까지 다다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복잡한 3단체 구조라 실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능하긴 어려워 보였다"며 "그러나 새로운 설계는 더 단순하고 신뢰도도 높아, 더 큰 위협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들은 북한이 KN-08 개발 막바지 단계에 상당한 수준의 설계 변형으로 인해 실전배치는 당초 예상보다 늦은 2020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