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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고립무원'-비주류 '사퇴공세'.. 野 분당 초읽기?

文, 조기선대위 공감에도 대표직 사퇴 불가 고수
장병완·박혜자·권은희 추가 탈당 움직임 보여

文 '고립무원'-비주류 '사퇴공세'.. 野 분당 초읽기?
왼쪽부터 장병완 의원,,박혜자 의원, 권은희 의원

소속 의원들의 탈당 도미노 조짐에다 좀처럼 수습되지 않는 계파간 치열한 혁신 경쟁으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이 고립무원에 빠지는 양상이다.

당내 중도그룹을 중심으로 한 중재움직임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지만 대표직 사퇴 불가라는 문 대표와 사퇴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비주류간 해법에 대한 인식차가 커 사실상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고립무원 文…사퇴 불가 고수

24일 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전날 중진그룹과 수도권 의원들이 회동을 통해 문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2선 후퇴와 조기 선대위 구성을 핵심으로 한 중재안을 내놨지만 문 대표가 조기선대위 출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사퇴에는 부정적이어서 수습모드로의 전환이 어려운 상태다.

문 대표는 혁신형 조기 선대위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당 공천작업은 혁신위원회 공천시스템에 의해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 반면 비주류측은 조기선대위에 공천을 포함한 모든 권한을 위임하자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혁명적 발상이 전제되지 않는 이상 탈당 도미노 사태 등 분당 위기 상황을 막을 수 없다는 게 비주류측 판단이다. 다만 중재 그룹 내부에선 중재안 자체가 혁신위의 공천안을 무력화시키는게 아닌 만큼 얼마든지 중재안의 효력이 발휘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문 대표가 '추가 탈당 최소화' 부분을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는데 대해선 탈당 여부는 어디까지나 개별 의원들의 '자발적 의도'가 작용하는 협상의 영역 밖 문제여서 중재 요건이 되기 어렵다는 게 중재 그룹의 인식이다.

이런 가운데 중진그룹과 수도권 의원들은 문 대표의 생각이 중재안과 상충된 부분이 있지만 중재안 자체를 폐기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양측간 쟁점 부분에서 합의점을 모색할 수 있도록 중재를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이날 당 내분 수습책과 관련, "혁신적 조기 선대위 외에 다른 해법은 없다"며 계파 수장들의 나눠먹기식인 이른바 '통합형 선대위' 방식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추가 탈당 움직임…분당 초읽기?

호남 심장부인 광주에서 김동철·임내현 의원의 탈당에 이어 권은희·박혜자·장병완 의원 등의 추가 탈당 움직임이 일고 있는 데다 당의 자산이자 중진급인 김한길 전 공동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까지 마지막 결단을 위한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져 탈당 노미노 현실시 분당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권은희 의원 등까지 탈당하면 광주에 지역구를 둔 총 8명 의원 중 이미 당을 나간 무소속 천정배·박주선 의원까지 포함해 모두 7명이 당을 떠나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비주류 성향의 전남 여수 출신의 주승용 의원도 지역민심 청취를 통해 사실상 탈당 쪽으로 기운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탈당 노미노가 호남지역 전체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들은 문 대표의 사퇴를 당 수습의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문 대표는 '이제 더 필요한 것은 방안이 아니며, 혁신과 통합을 위해 오로지 국민과 함께 가겠다'는 입장을 고수, 결별은 이미 수순밟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전 원내대표도 문 대표의 사퇴없는 당 수습은 감동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문 대표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탈당임박설이 나도는 김한길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필패할 수밖에 없다는 건 다들 생각하는 것 아니냐"며 "그래서 지도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문 대표의 사퇴를 거듭 압박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