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사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망명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독일 일간지 빌트가 푸틴 대통령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러시아 정부가 제공한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아사드 대통령에게 망명지를 제공하는 것이 에드워드 스노든의 망명을 허가한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에드워드 스노든은 전직 미국 국가안보국(NSA) 직원으로 2013년 NSA의 불법 감청을 폭로한 뒤 홍콩에서 남미로 가려다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 여권이 말소됐다. 러시아 정부는 미국과 외교마찰에도 일시적인 체류 허가를 내줬다. 푸틴 대통령은 아사드 대통령의 망명 가능성에 대해 아직 논의하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현재 러시아와 미국은 약 5년간 25만여 명의 사망자와 제2차세계대전 이후 유럽 최악의 난민사태를 일으킨 시리아 내전을 정리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시리아에서 새 대통령 선거가 치러져야 하며 18개월 내에 진행하자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부터 이슬람 극단세력 '이슬람국가(IS)'를 척결한다는 명목으로 시리아 폭격에 나서고 있으나 사실상 아사드 정부를 위해 반군을 공격한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같은 해 11월에는 러시아 전폭기가 터키군에게 격추당해 현지 안보 정세가 더욱 복잡해진 상황이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은 이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평화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문제에 대해 러시아는 시리아 내 "합법적인" 정부를 지지한다며 아사드 정부의 반군 무력 진압을 옹호했다.
그는 시리아에서 유엔의 지원 하에 선거가 이뤄질 경우 "아사드 대통령이 시리아를 떠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망명 문제는) 아사드 대통령이 대통령 자리를 유지하는 지 여부와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갈등에 대해 "시리아 사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악화시킨다"고 평했다. 그는 또한 터키와 전폭기 격추 문제의 경우 전면적인 대치상황을 바라지 않는다며 다만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안보적 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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