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원유·천연가스 투자 규모를 2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 유가 폭락으로 원유를 생산해 팔수록 손해이기 때문이다. 일부는 생산량을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캐나다 석유생산자협회는 올해 자국의 석유·가스업계 투자액이 420억 캐나다달러(약 35조3000억원)로 지난해보다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14년과 비교하면 48% 줄어든 것이다. 구체적으로 전통적인 석유·천연가스 업계의 투자액이 2014년 대비 55%, 오일샌드 업계 투자는 38%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캐나다에서 지난해에 최소 17개의 원유개발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이는 2014~2016년 4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전세계 석유·가스 생산업체의 투자 감소폭을 넘어선다.
이처럼 캐나다 에너지업계가 투자를 크게 줄인 것은 유가가 영업비용에도 미치기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일샌드 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오일샌드는 채굴 비용이 높은 데 비해 현재 유가는 크게 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채산성을 맞추려면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평균 80달러 정도는 돼야 한다. 그러나 25일 기준 브렌트유는 31달러를 밑돌았다. ARC파이낸셜의 재키 포레스트 애널리스트는 "일부 오일샌드 프로젝트는 운영 비용조차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오일샌드는 원유를 함유한 암석으로 캐나다 앨버타주에 주로 분포돼 있다.
여기서 생산하는 중질 원유는 경질 원유에 비해 가격이 더 떨어진 상태다. 중질 원유를 정제해 제품을 만드는데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오일샌드 원유의 가격지표인 웨스턴캐나다셀렉트(WCS) 거래 가격은 이날 기준 배럴당 17.22달러로 지난주 14.50달러보다 싸게 거래되고 있다. 오일샌드 채굴비용이 배럴당 10달러, 운송비가 5달러를 감안하면 손실이다.
그러나 원유 채굴기업들이 생산을 중단하는 것도 쉽지 않다.
생산 중단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다. 채굴 장비가 손상되거나 앞으로 향후 유전 개발탐사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이에 캐나다 오일샌드 생산기업은 설비 유지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손실을 줄이기 위한 감산 방안을 찾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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