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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개 大 총학생회 부재.. 소통창구 없어 혼란

비대위서 등록금 심의 등 진행하지만 대응 역부족
대표성 인정해주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 차이 커
학사·교무 논의도 힘들어

서울 10개 大 총학생회 부재.. 소통창구 없어 혼란

서울지역 10개 대학이 총학생회 부재 상태로 올해를 시작했다. 이들 대학은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프라임사업이나 학내 이슈를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비대위로는 대응 역부족

26일 서울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된 대학은 국민대, 나사렛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서울시립대, 성공회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10곳이다. 국민대와 중앙대는 득표수 미달, 숙명여대와 성신여대는 후보자격 박탈, 서울여대는 당선 무표, 중앙대·나사렛대·성공회대·한국외대는 총학생회장 후보 출마자가 나타나지 않아 최종 무산됐다. 이들 대학은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 총학생회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현재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은 대학들은 학생들과 소통 창구라고 할 수 있는 SNS가 사실상 방치된 곳이 많다. 총학생회가 구성된 대학들이 페이스북 등을 통해 등심위 진행과정이나 다양한 복지활동 등을 알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 총학생회 부재의 파장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당장 올해 등록금의 향방을 가를 등심위가 진행되고 있지만 비대위 차원에서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류종욱 홍익대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은 대학의 등심위에는 비대위에서 참여한다"며 "그러나 학교가 교섭을 할 때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등심위 기간에는 다양한 예산 자료 등을 요구하지만 총학생회가 협상을 진행할 때보다 학교측 대응이 적극적이지는 않다는 얘기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비대위 관계자는 "총학생회가 아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총학생회에 준하는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적극 협상에 임하고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비대위는 올해 등심위에서 등록금 인하와 함께 외부전문가 선임방식을 개선하겠다는 학교측 답변을 얻어내는 성과를 올렸다.

■학사·교무 협상 불가능…프라임 사업은?

등심위 외에도 연초에는 학사·교무 관련 논의를 진행해야 하지만 비대위로서는 이 부분을 논의하기 힘들다. 해마다 이슈인 대학내 공간배정과 관련해서도 학교측과 논의해야 한다. 연초에 빼놓을 수 없는 행사인 오리엔테이션 역시 학교측이 사실상 주도하는 행사로 흐르기 쉽다.

서강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연초에는 등록금 이슈가 제일 크지만 학칙 같은 부분도 학교측과 논의한다"면서 "비대위를 인정해주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간에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대학가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프라임사업 신청이 3월에 마감되기 때문에 참여를 준비하는 대학에서는 벌써부터 학생들과 신경전이 한창이다. 총학생회가 없는 대학들은 3월에 보궐선거를 치르기 때문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담기가 힘들다.

홍익대 류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를 3월 이후 구성하더라도 임기 1년중 절반 가까이 그냥 지나가게 되는 것"이라며 "단과대 차원에서 민감한 부분을 학교측과 협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