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검찰 고위직 출신 많고 野 시민운동 대변 변호사 눈길
與, 최교일·이정만 등 검찰 요직 거친 인물들
野, 조응천·금태섭 등 법조계 정치신인 수혈
4.13 총선을 앞두고 '금배지'에 도전하는 법조인들의 출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등록한 1340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변호사는 124명(9.2%)이다. 출신 직업군으로는 '정치인'(495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지난 2012년 실시된 제19대 총선에서는 104명의 법조인이 출마해 42명이 당선됐다.
출사표를 던진 법조계 인사들은 여당의 경우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친 법조인이 주류다. 반면 야당에는 시민운동, 소송 등을 통해 현 정권과 대척점에서 서 있는 법조인들이 눈에 띈다. 정치권 관계자는 "법을 다뤄본 사람들이기 때문에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가장 강점이 큰 게 사실"이라며 "국민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해야 한다는 면에서 더 다양한 직업군의 정치권 진출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與 최교일·이정만 등 검찰 고위직 출신
검사 출신 김동주 변호사는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6선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세종시에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부와 금융위원회 법률자문관 등을 거치며 검찰 내 '금융통'으로 평가받던 김 변호사는 지난해 8월 부부장검사를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현재 지역의 종촌중과 세종고, 한솔고 자문변호사를 맡고 있는 김 변호사는 유입되는 인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학교 수를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24년간 검찰 요직을 거쳐 평택지청장과 천안지청장을 마지막으로 검사직에서 퇴임한 새누리당 이정만 예비후보는 광명갑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예비후보는 복지, 문화, 체육은 물론 교육 부문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광명갑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도의 예산지원과 협력을 이끌어내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최근 그는 광명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광명돔 경륜장 주차장을 이용한 셔틀버스 운영방안 제안서를 남경필 경기도지사에게 전달한 바 있다.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경북 영주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 전 지검장은 "안동을 비롯한 인근 도시가 발전되는데 반해 영주는 민심이 분열되고 인구가 감소해 선거구조차 인근 지역과 합쳐야 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앞서 최 전 지검장은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위를 변호하며 착수금으로 5000만원을 받은 것이 논란이 됐다.
■野 조응천·박주민 영입, 대여공세 고삐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재영입 활동을 통해 법조계 출신 정치신인을 적극 수혈하고 있다.
우선 '정윤회 문건' 유출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조응천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영입했다. 조 전 비서관은 공안통 검사 출신으로, 국정원장 특보 등을 거쳐 청와대 민정라인의 핵심에서 근무했다. 아직 지역구 출마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박근혜정부의 청와대 참모 출신인 조 전 비서관 입당으로 더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대여공세 화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부터 2년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을 역임한 박주민 변호사의 더민주당 입당도 눈길을 끈다. 박 변호사는 밀양 송전탑 피해 주민과 제주 강정마을 주민, 쌍용차 해고노동자 등 공권력에 의해 시민 권리가 훼손되는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최근 2년여간은 세월호 유가족 법률 대리인으로 활동해왔다.
박 변호사는 "권력을 통해 만들어진 문턱을 낮추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국민이 쉽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고 정치인이 국민 앞에서 겸손할 수 있는 정치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대선캠프 상황실장 출신의 금태섭 변호사는 더민주당 소속으로 20대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역구는 당내 중징계로 사실상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신기남 더민주 의원의 서울 강서갑이다. 현재 금 변호사는 더민주의 뉴파티위원회(이철희 위원장)와 인재영입위원회(김상곤 위원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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