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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제천서 또 주사기 재사용.. 신고 받고도 늑장 대처

강원 원주와 충북에서 주사기 재사용을 통한 C형간염 집단감염 이른바 '제2의 다나의원' 사태가 발생했다.

서울 목동 다나의원에서 지난해 11월 C형간염 집단 감염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석달여만에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면서 방역당국의 방역체계에 또다시 허점을 드러냈다. 방역당국은 특정 병원에서 C형간염 환자가 계속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도 처음 역학조사에서 해당 병원을 감염원으로 지목하지 못하고 늑장대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강원 원주시의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C형간염 항체 양성자 115명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가운데 101명은 치료가 필요한 RNA양성이었다.

충북 제천에서도 주사기 재사용 사실이 밝혀졌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제천시 양의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1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감염 의심 신고가 접수돼 해당 지자체와 함께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중 115명이 C형간염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들 중 101명이 치료가 필요한 'RNA(리보핵산)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염환자들은 모두 이 병원에서 자가혈 주사시술(PRP)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방역당국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소 등의 자료를 통해 2011~2014년 이 병원에서 PRP 시술을 받은 927명을 대상으로 C형간염 감염 여부를 조사해 감염자를 찾아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PRP 과정에서 주사기를 재사용 한 것이 집단 감염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다만 해당 병원의 원장이 작년 5월말 의료기관을 폐업하고 자료제공에 소극적이어서 조사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제천시 양의원에서 주사기 재사용 사실이 확인돼 근육주사를 처방받은 환자 3996명을 대상으로 혈액매개감염병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