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4·13 총선에 나설 공천 신청을 마감하고 옥석 가리기에 본격 나섰다. 그러나 당 차원에서의 대대적인 물갈이 언급에도 19대 국회와 달리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실종됨에 따라 본선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기득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이른바 '용퇴'를 한 것으로 분류될 수 있는 더민주 소속의 현역 중진 의원은 김성곤(전남 여수갑), 최재성(경기 남양주갑) 의원뿐이다.
4년 전 총선을 앞두고 당시 인적쇄신 요구가 커지면서 당시 박상천, 이용희, 천정배, 정장선 등 중진 의원들이 잇따라 불출마 선언을 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당 혁신위원회로부터 '살신성인'을 요구 받았던 전직 당 대표 출신인 이해찬(6선), 문희상(5선) 의원을 비롯해 5선의 이미경, 이석현, 정세균 의원 모두 출마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강세지역에서 벗어나 열세지역에 도전하는 이른바 '험지 출마'도 찾아보기 어렵다. 19대 총선에선 정세균·정동영·유선호·김효석 의원 등이 수도권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20대 총선에선 텃밭 탈피 움직임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선거 때마다 강하게 제기됐던 중진 의원들의 용퇴와 차출론이 더민주에선 자취를 감춘 셈이다. 당 내부에서 중진 용퇴를 공론화할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영입인사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뉴파티위원회도 출범할 때는 중진 의원들의 퇴진 등을 요구했지만 이후 이를 위한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도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원천배제를 넘어 물갈이 폭 확대를 시사하고 있지만 현실화 여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있다. 당 내부적으로 중진 의원들에게 가해지는 압박감이 크지 않아 불출마 실종으로 나타났다는 것.
특히 비주류 의원들이 대거 탈당하면서 대다수가 주류 측인 중진 의원들을 향해 용퇴를 주장하는 인사들이 사라진 점도 이유 중의 하나로 꼽힌다. 분당 사태로 인해 잠재적 경쟁자가 빠져나가면서 어부지리를 얻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처럼 현역 중진 의원들의 자발적인 물갈이 폭이 작아지면서 공천 신청 열기도 뜨겁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16일 마감한 더민주 지역구 공천 신청자는 371명으로, 경쟁률은 1.51대 1를 기록했다.
지난 19대 총선 경쟁률인 2.91대 1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야권 분열로 국민의당이 창당하면서 후보들의 갈림 현상도 더해지면서 공천 신청자가 더욱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지난 설 민심에서 국회 심판론이 주목을 받을 정도로 정치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총선을 앞두고 거세지고 있지만 당 내부에선 일부 인재영입 효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지만 참신성 측면에서 배 이상의 공천 신청자가 몰린 새누리당에 비해 출발부터 뒤쳐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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