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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총학들 "학생회비 내주세요"

이대 등 예산규모 축소돼 납부 호소 동영상 제작도

일부 대학에서 지나치게 비싼 오리엔테이션 비용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대학 총학생회는 저조한 학생회비 납부율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매년 집행해야 하는 고정 비용에 새로운 사업이 늘어나면서 예산이 필요한 곳은 증가하고 있지만 학생회비는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 특히 학생회의 도덕성 문제가 논란이 될 때마다 학생회비 납부율이 급락해 올해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학생회비 감소에 따라 올 1학기 가예산을 지난해 1학기의 80% 수준으로 편성했다. 지난해 2529만원이었던 예산규모를 올 1학기에는 2023만원 수준으로 축소한 것. 특히 1학기 학생회 최대 행사인 축제의 경우 예산을 50만원 밖에 편성하지 못해 결국 외부 프로모션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2013학년도 이화여대의 1학기 학생회비가 582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3년만에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화여대 뿐만 아니라 대부분 대학에서 학생회비 납부율은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연세대는 2013학년 자율경비 선택납부제 도입 후 지난해 1학기 학생회비 납부율이 30% 밑으로 하락했고 한양대 역시 30%대 수준이다. 이처럼 낮아지는 납부율을 높이기 위해 일부 대학은 학생회비를 내지 않으면 학생수첩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학생회비 납부가 확인되지 않으면 개인 사물함을 배정하지 않아 논란이 된 곳도 있다.

학생회비 납부율 하락은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학생회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이 늘면서 학생회비 납부율이 줄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업은 대부분 예산이 투입되는 것이다. 시험기간 간식 지급, 깜짝점심 제공, 총학 장학금 지급 등이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축제, 학생수첩 제작 등 기본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예산에 추가되는 사업이다. 결국 학생회 예산이 줄면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 역시 축소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학생회비 납부를 호소하는 목소리는 올해도 끊이지 않는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자율경비(학생회비+건강공제비+보건비 등)를 제때 내지 못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가납부를 독려중이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자율경비를 소개하는 동영상까지 제작하기도 했다.

동국대 총학생회는 총학, 총대의원회, 각 단과대 학생회장이 학생회비 납부를 호소하는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서울대와 건국대 총학생회 등도 학생회비 사용처와 투명한 회계를 다짐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