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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1600만원 기부 천사 할머니 딸에게 명예졸업장 수여

부산대학교를 다니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딸을 잊지 못해 30여년 동안 모은 돈을 모두 장학금으로 기부했던 80대 기초생활수급 할머니가 딸의 학사 명예졸업장을 받게 됐다.

부산대는 오는 26일 학내 경암체육관에서 열리는 '2015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A 할머니(82)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딸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한다고 24일 밝혔다.

남편을 일찍 여의고 홀로 외동딸을 키우던 A할머니는 부산대 사범대학 역사교육과(당시 사회교육과 역사전공)를 다니다가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둔 지난 1984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딸 L씨를 잊지 못해 지난해와 올해 두차례에 걸쳐 30년 동안 모은 16000만원을 대학 측에 기부했다.

할머니의 딸이 다녔던 부산대 역사교육과는 이 돈을 종자돈으로 최근 학과 장학기금을 설립했고, 교수와 동문들의 기금 출연이 이어지고 있다.

학교 측은 할머니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기부에 보답하기 위해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딸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그동안 사회 유명인사나 석학들에게 명예 박사학위는 수여한 적은 있지만 명예 '학사학위'를 수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 할머니는 작년 말 교통사고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데다 자신의 선행과 신분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이날 학위수여식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때문에 부산대 발전기금재단 관계자가 대신 명예졸업장을 받아 할머니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부산대 관계자는 "할머니께 딸의 명예졸업장 학위수여식 참석을 권유했으나 '큰 돈도 아니다'며 한사코 거절하시고 참석하지 않으셔서 많이 아쉽다"며 "그러나 할머니의 아름다운 마음이 우리 사회에 계속되는 기부 릴레이와 감동으로 파장이 전해지고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산대 학위수여식에는 학사 3291명과 석사 1468명, 박사 245명 등 총 5004명에게 학위를 받는다. 지난 1946년 국내 최초의 종합 국립대로 출발한 부산대학교는 올해 2016년 개교 70주년을 맞아 총 21만5876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게 됐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