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대출을 못내 연계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금융소비자가 신용등급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반기 중 신용평가체계가 개선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일 "우리나라의 신용대출 시장은 소위 '금리단층' 현상이 지속되고, 중신용자에 대한 신용공급도 미흡해 금융소비자의 자금애로가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중금리 대출상품 활성화를 위한 신용정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상반기 중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개인신용정보 비식별화 지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대부업 대출 관련 정보의 금융권 공유 확대를 위해서는 금융위와 대부업권 간 태스크포스(TF)를 이달 중 꾸려 상반기 중 구체적 방안을 내놓는다.
임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임 위원장을 비롯한 금융 당국 인사와 금융유관기관·협회 임원, CB사 대표 및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인사들이 참석해 중금리 대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은행연합회와 서울보증보험, 저축은행중앙회는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해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개발하고 홍보와 정보 교류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임 위원장은 "이번 MOU에 따라 출시할 예정인 보증보험 연계 상품은 시장 조성을 위한 리스크 공동분담의 본격적인 시도"라면서 "특히 리스크관리에 강점이 있는 서울보증보험사가 참여해 보다 체계적인 신용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보증보험과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 6개 시중은행, 5개 저축은행은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반기 중으로 상품에 대한 세부구조를 내놓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중금리 신용대출의 우수 사례도 공유됐다. 우리은행과 서울보증보험이 공동으로 내놓은 '위비 모바일 대출', 은행 이용이 어려운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안내하는 신한은행과 신한저축은행의 연계영업 사례 등이 소개됐다.
특히 신한은행과 신한저축은행의 연계영업은 실적(누적)이 2013년 82억원에서 지난해 335억원으로 4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저축은행을 이용한 고객의 거래 실적이 좋으면 다시 은행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저축은행 졸업제'등 방안도 소개됐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체계적인 리스크관리로 중금리 상품을 운용한 점이 주목됐다. 999무지개대출(성실상환, 소득상승에 등에 따라 6개월마다 금리를 조정하는 상품) 등을 운용하는 페퍼저축은행은 리스크관리 인원이 조직의 24%를 차지한다.
임 위원장은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은 민간의 자율과 창의에 바탕을 두고 형성·발전돼야 한다"면서 혁신적 상품 개발에 지속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금융회사들에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특히 보증보험과 연계한 중금리 대출상품은 "정부 주도적인 상품 운용·참여가 아닌 민간 부문이 상업적 원리에 기반해 시장을 견인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신용정보평가사(CB)는 중신용자의 신용평가 개선을 위해 공공요금·통신요금 납부정보 등 비금융정보 공유를 확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계 전문가들은 "리스크 관리가 우수한 금융회사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손실은 금융회사도 분담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mrchoi@fnnews.com 최미랑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