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대한민국 축소판, 사건 규모 전국 두번째.. 사회적 약자도 보살펴야
인천은 대한민국의 축소판과 같은 곳이다. 공항과 항만이 있고 개발이 정체된 구도심은 물론, 송도.청라.영종도 등 신개발지역도 있다.
내년께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구 구성으로 봐도 지역 토박이를 비롯해 충청.호남지역에서 이주한 사람과 6.25때 북한에서 내려와 정착한 피란민의 후예들도 있다.
농업이 발달한 김포나 강화지역, 어업이 중심인 백령도 등 서해5도와 소래포구를 비롯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카지노가 영종도에서 성업 중이다. 당연히 소득격차도 커 '괭이부리말'로 불리는 소외계층부터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에 사는 부유층까지 혼재된 곳이다.
그러다 보니 관할 검찰청의 역할도 '작은 대검찰청'과 같을 수 밖에 없다. 사건만으로 따지면 서울중앙지검에 이어 전국 '두번째 규모의 검찰청'이다.
이금로 인천지검장(50·사법연수원 20기·사진)은 "대검 참모 등 검찰 내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친 경험이 인천지검장으로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현안에만 매몰되지 않고 전체적인 시각에서 사건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모든 분야에 너무 깊게 개입하면 안된다"는 그의 지론 역시 이같은 시각에서 나온 것이다.
이 검사장은 검찰권의 핵심이라고 불리는 특수분야는 물론, 공안분야와 기획분야 요직을 섭렵했다. 특수분야 요직인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을 지냈고 서울중앙지검에서는 공안분야에서 대표적 직책인 제2차장을 지낸 바 있다. 검사장에 오른 뒤에는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거쳤다.
"취임한지 두달 정도 지났는데 많이 바쁘셨겠어요?"
기자의 질문에 이 검사장은 취임 첫날 이야기부터 꺼냈다. 전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인천 11세 소녀 학대사건'이 그가 취임하던 날 경찰에서 송치됐다. 뒤이어 부천에서도 아동학대 사건이 드러났고 지난 1~2월에는 중국인 부부.베트남인 밀입국 사건과 인천공항 폭발물 협박 소동이 연이어 벌어졌다.
인천지검은 '11세 소녀 학대사건'을 처리하면서 유사사건 처리지침을 매뉴얼로 만들어 전국에 배포,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잇단 밀입국 사건과 폭발물 협박사건 역시 관련기관과 협조해 잘 마무리 지었다는 평가다.
이런 와중에도 이 검사장은 "취임 이후 인천지역 곳곳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신임 기관장이라면 으레 찾아가는 시청 등 유관기관이나 언론사는 물론, 복지기관과 새터민 시설, 심지어 지역 맛집까지 살폈다.
"지역에 부임했으면 그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가져야 하고 그러려면 지역정서를 알아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검사장은 "인천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공안사건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전통적인 공안사건'은 부평공단을 중심으로 활발했던 노동운동이 사그러들면서 줄어드는 추세지만 대규모 개발에 따른 산업재해나 임금체불, 하도급 관련 사건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해상 불법조업으로 나포된 중국어선 처리까지 맡고 있다.
내내 '엄정한 법집행'을 강조한 이 검사장은 "개발 관련 비리와 보조금 비리 등 지역의 고질적 부패를 철저히 수사하겠다"면서도 "사회적 약자나 범죄피해자를 보살필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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