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中, 돈줄 막힌 러시아에 숨통...가즈프롬 2조 6000억 차관 합의

중국이 서방의 경제 제재로 돈줄이 막힌 러시아에 거액의 차관을 제공한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행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 회사 가즈프롬에 20억 유로(약 2조6418억원)의 차관을 5년 만기로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가즈프롬이 단일 기관과 맺은 역대 채관 중 최대 규모다. WSJ는 "가즈프롬의 이번 차관 합의는 서방 경제 제재 이후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 가능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외국의 천연가스 개발에 수백억 달러를 지원하고 이를 중국에 수출하도록 하고 있다. 가즈프롬 역시 이번 차관 합의와 함께 중국에 천연가스를 댈야 공급하며 유럽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게 됐다. 앞서 중국 석유천연가스공사(CNPC)는 지난 2014년 5월 가즈프롬과 향후 30년에 걸쳐 4000억 달러의 천연가스를 구매한다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중국이 러시아에 자금을 제공하면서 숨통을 틔운 사례는 이번 뿐이 아니다. 이에 대해 컨설팅업체인 루스에너지의 미카일 크루티킨 연구원은 "중국은 마치 러시아 기업들이 어려움에 빠지기를 기다렸다가 갑자기 나타나 도움을 주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일례로 중국은 작년말 북극해 연안의 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에 27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러시아의 국영 석유회사 로즈네프트에 원유 판매대금을 선급금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가스생산업체 노바텍 역시 지난해부터 북극 LNG공장 건설에 필요한 차관을 중국으로부터 조달받기 위해 협의 중이다. 노바텍은 북극 LNG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내년부터 아시아 시장에 천연가스를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