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위기가 고조된 시기에 근무지를 벗어나 골프를 치고 행사비를 관내업체에게 부담시키는 등의 비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해임된 전직 경찰서장이 복직 소송을 냈지만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11부(김용빈 부장판사)는 전직 경찰서장 A씨가 경찰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과 같이 "해임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경찰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손상시켰다"며 "임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 2013년 3월 관내를 벗어나 업자들과 골프를 쳤다. 이때는 한·미 키리졸브 훈련을 이유로 북한이 정전협정 파기 등을 주장, 정부가 군사도발 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하는 등 안보위기가 높아지던 시기였다. A씨는 이에 앞서 2012년 핵안보 정상회의와 북한 미사일 위협 상황 등 복무기강 강화 기간에도 총 5차례 골프를 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내부 조사 결과 A씨는 지인들에게 보내는 명절 선물 비용 일부를 부하들이 부담하게 하고, 승진인사 명목으로 1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특히 경찰서 행사 비용 1000만원을 관내에 있는 업체로부터 지원받고, 관사 전기요금과 난방비로 최대 월 175만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서에서 쓴 전기요금과 난방비 중 서장 관사가 차지한 비율이 10%에 달했다.
결국 2013년 8월 해임된 A씨는 소청심사를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그는 대부분의 징계 사유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지만, 1·2심은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사실로 인정했다. 법원은 다만 부하에게서 상품권을 받은 점은 경찰청이 액수를 잘못 계산한 것으로 보고 A씨에게 내린 징계부과금 1216만원을 다시 산정하라고 판결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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