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환자 발생률·사망률 OECD 국가중 가장 높아
정부·국민 중지 모아야
경만호 결핵협회장이 결핵환자 발생·사망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1위인 현실에 책임을 느끼며 결핵 퇴치를 위해 캠페인 진행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감염병 중 하나인 '결핵'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 민간단체, 국민이 다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경만호 대한결핵협회 회장은 22일 결핵 예방의 날(24일)을 앞두고 결핵 퇴치를 위해 재논의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다른 질병과 달리 환자 개인 치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통한 관리가 필요한 질병이 바로 '결핵'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결핵 환자 발생률과 사망률이 가장 높다.
지난 2014년 기준으로 3만4869명의 새로운 환자가 신고됐다. 하지만 발병 후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까지 감안하면 4만명이 새로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호흡기로 감염되기 때문에 학교 등에서 집단 발병이 잦다.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도 2300명 정도다.
통계만 봐도 지난해 우리나라를 휩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보다 훨씬 무서운 전염병이다. 특히 인구 10만명당 86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2위인 포르투갈(25명), 3위인 폴란드(21명)와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결핵환자가 줄어들지 않고 있을까. 사실 우리나라는 1950년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전체 인구의 6.5%인 130만명이 결핵을 앓았다. 이 시기에 비하면 환자 수가 크게 줄었다.
경 회장은 "결핵은 한 번 감염되면 평생 감염상태가 지속되며 감염자 중에서 발병하는 질환"이라며 "1950년대 이후 많은 국민이 결핵에 감염됐고 그 영향으로 아직까지 전 인구의 약 30% 정도가 발병하지 않은 잠복결핵감염자"라고 설명했다.
또 인구의 고령화로 노인층에서 결핵 환자가 지속적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약을 복용하다 끊는 바람에 약에 내성을 보이는 다재내성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결핵을 치료하려면 6개월 동안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결핵은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한 질환임에도 전 세계에서 1분마다 3명이 결핵으로 사망한다. 로버트 코흐가 결핵균을 발견한 지 130년이 넘은 현재에도 말라리아나 에이즈보다 더 많은 인구가 사망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위협적인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공기 중으로 전파되는 호흡기 질환이기 때문에 누구도 결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또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동남아 외국인 근로자와 새터민들도 결핵에 감염된 사람이 많다. 새터민의 경우 결핵발병률이 3%정도로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0.08% 수준이다.
이 때문에 협회는 지속적으로 외국인과 새터민에 대한 결핵 관련 교육 및 검진 등을 실시해왔다. 특히 오는 24일 결핵예방의 날을 맞아 이들과 함께 서울 청계천 광통교 일대에서 결핵퇴치를 위한 대국민 홍보캠페인 '붉은색 신발끈(RED SHOELACE to END TB)'캠페인을 개최한다.
경 회장은 "신발끈을 매면서 다시 한 번 결핵 퇴치에 대한 의지를 보이자는 것"이라며 "협회가 60년이 넘게 결핵퇴치사업을 진행해왔는데 아직도 결핵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데 책임감을 가지고 캠페인 진행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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