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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추경호 정종섭 이인선 공천 의결..옥새 투쟁 수습

이른바 '옥새 투쟁'으로 막판 대반격에 나섰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결국 어정쩡한 봉합으로 사태 수습에 들어갔다. 이른바 진박(眞朴) 후보들이 공천된 '무공천'을 선언했던 5곳 중 대구 동갑(정종섭) 달성군(추경호) 등 3곳을 공천하면서 친박계와 타협했다.

대신 유승민(대구동을)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의 지역구는 '무공천'을 관철시키며 체면은 챙겼다. 특히 대구 동을은 여야 통틀어 유승민 후보만이 출사표를 던진 곳으로 추가등록 없으면 무투표 당선된다.

전날 대구 동·갑 등 지역구 5곳에 대한 공천 보류를 선언하고 지역구인 부산으로 내려갔던 김 대표는 25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5곳에 대한 공천 여부를 두고 김 대표와 친박계 최고위원간 격론이 오간 결과, 대구동갑·달성군을 비롯해 주호영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을 이인선 후보의 공천을 추인했다.

반면 이재만 전 동구청장(대구 동을), 유재길 새은평미래연대 대표(서울 은평을),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서울 송파을) 공천안은 보류하면서 이들의 공천 출마 여부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이날은 20대 총선 후보자 등록 마지막 날로 오후 6시까지 공천안을 의결받지 못하면 총선 출마가 원천 봉쇄된다. 탈당 가능 시점도 지나 무소속 출마도 불가능하다.

이날 회의 시작전에도 '입장 변화 없음'을 강조했던 김 대표가 전격 선회한 배경으로는 시기적으로 총선이 코 앞에 다가왔고 집권 여당 대표로서 대통령과의 결별에 대한 부담이 꼽힌다.

그간 '대화와 타협'의 중요성을 들어 극한 대립은 피해왔던 김 대표로서는 총선을 앞에 두고 당 대표로서 분열을 확산시켰다는 비판이나, 청와대·친박계와의 강한 충돌에 대한 우려가 컸을 수 있다.

실제로 친박계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민·형사상 책임을 거론하며 김 대표를 압박했다. 정종섭 등 5곳 후보들도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김 대표의 의결 거부는 법적 근거 없는 부적법한 것"이라며 "유권자들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헌법 위반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 대표가 이번 일을 계기로 대립각을 분명히 한다면 하반기 레임덕을 최소화하고 국정 장악력을 높이려는 청와대와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번 절충안으로 사태가 봉합됐더라도 후유증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번 일은) 청와대와는 전혀 그런 생각이 없다"며 청와대와의 결별설을 일축했지만, 유승민 이재오 의원 지역구를 '무공천'하면서 이들의 무혈입성을 도운 셈이 됐다.

사실상 친박계가 당에서 축출한 인사를 김 대표가 나서 구제한 것으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 친박계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전쟁 선포'라며 이번 사태를 김 대표의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위한 승부수라고 규정했다.


또다시 후퇴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비박계의 '리더십 상실' 비판을 완전히 가라앉히지도 못했다. 낙천에 반발해 탈당한 조해진 의원은 "김 대표는 '옥새'가 아닌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싸우는 '옥쇄' 투쟁을 했어야 한다. 자기 것 다 챙기고 나서 저항하는 것은 몽니"라고 꼬집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