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역외 탈세와 돈 세탁의 온상이 된 나라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겠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내놨다.
7일(이하 현지시간)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사상 최대 조세 회피 의혹 폭로 자료인 '파나마페이퍼스'에 "시민들은 격분하기에도 이젠 지쳤다"며 "파나마가 조세제도 개혁을 하기를 거부한다면 EU는 적절한 제재할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파나마는 EU의 조세 행정 비협조국 명단에 올라있는 국가다.
지난 6일 자국 금융제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위원회를 결성할 것이라고 발표한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은 이번 파나마페이퍼스 폭로가 부유한 국가의 언론들에 의한 것이었다는 것에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문서는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이 입수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1년간 조사해왔다. 탈세와 관련된 세계 200여개국 인물 및 단체 21만4488개 명단은 다음달초에 공개될 예정이다.
문제의 로펌인 모색 폰세카의 공동 창업자이자 바렐라 대통령의 고문을 지내기도 했던 라몬 폰세카는 페이퍼컴퍼니 중 유럽과 미국 업체들이 가장 많은 점을 강조했다.
폰세카는 AP와 인터뷰에서 "영국 업체가 문제를 일으키면 영국에 대해서는 비난하지 않으면서 파나마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면 전세계가 힘없는 '파나마 때리기'를 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룩셈부르크와 스위스, 안도라를 비롯한 일부 유럽국가들과 미국의 와이오밍과 델러웨어를 포함한 일부 주도 세금을 적게 또는 전혀 안내는 세금 도피처라고 지적했다.
폰세카는 모색 폰세카에서 해마다 2만개 페이퍼컴퍼니를 만들면서 70~80개 신청자 또한 탈락시킨다며 자신들은 완벽하지 않지만 수년간 영업해오면서 위법으로 논란을 일으킨 점이 없다며 떳떳하다는 입장이다.
폰세카는 어떻게 해서 문제의 문서 1150만건이 유출됐는지 전문가들을 고용해 침입 수법을 파악했으며 유럽에서 해킹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부인 서맨사와 공동으로 개설한 펀드인 블레어모어홀딩스의 주식 3만1500파운드(약 5139만원) 어치를 취임 5개월전인 지난 2010년 1월에 매각했다고 시인했다. 캐머런 총리의 부친 이언 캐머런은 그해 타계 전까지 증권중개인으로 활동했으며 모색 폰세카의 고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이 해외 계좌와 관련이 있다는 보도를 부인하며 파나마페이퍼스 유출은 러시아를 약화시키려는 미국 주도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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