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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투표 이모저모..인증샷 유행, 정당투표 누락도(종합)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일인 13일 투표소를 찾은 상당수 유권자들의 '투표 인증샷' 남기기가 유행처럼 번졌다. 투표사무원 실수로 유권자 7명이 정당 투표를 못하는 일도 발생했다. 특히 이날 투표소 100m 내에서는 정당과 후보 지지·추천·반대행위 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행위가 금지됐으나 손동작(엄지척·V자)으로 특정 후보, 또는 정당을 지지하거나 비방, 투표용지 훼손, 투표사무원 폭행 등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새누리당=한나라당?…헷갈리네

이날 경기 남양주 해밀초등학교에 마련된 진접읍 제15투표소에서 유권자 1명당 2장이 지급돼야 할 투표용지 가운데 유권자 7명에게 정당 투표용지가 지급되지 않아 후보자 투표만 이뤄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사무원의 실수로 투표용지가 1장씩만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서울 노원병 선거 투표소가 있는 상계1동 제7투표소(극동늘푸른아파트 경로당 1층)에서는 유권자들이 투표용지에 적힌 새누리당과 한나라당을 오해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투표소를 찾은 한 노인이 투표사무원에게 "왜 한나라당이랑 새누리당이랑 투표용지에 같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묻자 사무원은 "두 당이 똑같은 당이다. 상관없다"고 잘못 대답한 것이다. 결국 "같은 당이 아니다"고 정리해 사태는 일단락됐다. 20대 총선 투표용지에는 1번에 새누리당이 있고 가장 아래 21번에는 새누리당의 옛 당명인 한나라당이 있다. 또 6번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옛 당명인 민주당이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유권자와 투표 사무원이 헷갈려 한 것이라고 선관위는 설명했다. 인천 서구 검단3동주민센터에 설치된 검단3동 투표소에서는 일부 투표인장이 제대로 찍히지 않자 무효표를 우려한 유권자들이 항의, 투표가 10여분간 지연되기도 했다.

이날 유권자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투표 인증샷'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20~30대 젊은층의 문화로 보였던 '투표 인증샷'이 확산된 것으로, 손등에 투표 도장을 찍어 투표소 안내표지와 함께 인증샷을 남긴 아현동 제2투표소 주민 유모씨는 "투표를 통한 젊은 세대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SNS에 올려 투표하러 가자고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표용지 훼손·촬영, 폭행까지

투표용지 훼손이나 투표용지를 촬영한 유권자들이 잇따라 적발됐다. 또 이날까지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표현이나 후보자 비방 등 불법 선거운동 사례도 끊이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0분께 대구 남구 대명4동 제4투표소 경혜여중에서 남모씨(55·여)가 기표를 잘못했다며 투표용지 재교부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자신의 투표용지를 훼손했다. 선관위는 고발할 예정이다. 경남 함안군 대산초등학교 투표소에서는 박모씨(56)가 투표용지를 찢어 훼손했으며 경기남부 한 지역에서는 잘못 배부된 투표용지 1장이 찢어진채 휴지통에 보관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또 이날 새벽 4시 40분께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김영순 후보의 비리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비방 전단지를 살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곽모씨(30) 등 5명을 검거, 조사 중이다. 경기 파주시 금촌의 한 아파트 입구에는 '황진하 후보 금품 선거로 고발당해'라는 기사가 게재된 신문 13부가 배포됐고 용인시 기흥의 한 아파트 우편함에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동성애를 지지하는 후보자 막아야'라는 유인물 300매가 배포돼 경찰이 수사중이다. 또 경남 김해시 삼방동의 한 아파트 단지 우편함에는 김해시장 재선거 후보자의 선거공보물 500여장이 발견됐다.


대구 남구 대명동 제4투표소에서는 최모씨(46)와 다른 최모씨(52)가, 경북 상주시 공서초등학교 투표소에서는 박모씨(56)가 투표용지를 촬영했으며 박모씨(58·여)는 인천 남구 용현주민센터 투표소 앞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를 홍보하는 행위로 적발됐다.

대전 대덕구 한 주민센터 투표소에서는 김모씨(45)가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손가락(V)표시로 경찰에 검거됐다. 이 밖에 강원 속초 한 투표소에서는 술에 취한 장모씨(49)가 투표사무원 김모씨(53)를 폭행, 현행범 체포됐으며 충남과 대구지역에서도 주취자 소란이 잇따랐다.

pio@fnnews.com 박인옥 예병정 김문희 박나원 김규태 장충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