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의 위상이 20대 국회에서 크게 달라진다. 4·13 총선에서 38석을 얻어 의석수가 크게 늘어난 만큼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입법기관 수장인 국회의장을 뽑는 과정이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법상 국회의장과 부의장은 국회에서 무기명투표로 선거해 뽑는다. 원내 제1당에서 맡는 것이 관례다. 단수 후보를 추천해 본회의에서는 추인하는 형식을 취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에 지난 18, 19대 국회에선 여당에서 국회의장을 배출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을 차지하면서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민주는 민심을 반영해 선거 결과 1당을 차지한 정당에서 의장을 뽑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탈당한 여권 성향 당선인들을 복당시키면 제1당 자리를 되찾아 올 수 있어 논란이 여지가 있다. 실제 무소속 안상수 당선인은 이날 복당을 신청했다. 새누리당에선 선수(選數)를 기준으로 8선의 서청원 의원과 5선의 정갑윤 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과반 의석에 크게 미달하는 만큼 국회의장 선출 과정에서 국민의당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국민의당이 야권에 포함된 만큼 새누리당보단 더민주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야권에선 더민주의 문희상·이석현·정세균 의원과 국민의당의 천정배 의원이 모두 6선에 성공해 국회의장 후보군이다. 더민주를 탈당한 이해찬 의원도 7선으로 선수로는 가장 높다.
국민의당의 지원으로 더민주가 국회의장 추천권을 획득한다면 야당 몫의 국회 부의장 자리는 국민의당에 배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캐스팅보트로써 국회 교섭권이 강화되는 것과 함께 정당보조금 등 '실탄' 증가와 함께 국회 본청 내 사무실 크기 확대 등 당 운영의 폭도 넓어진다.
우선 국회 16개의 상임위원회에서 간사로 활동하고, 3당 합의에 따라 위원 수도 조정된다. 상임위원장 자리도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러브콜' 속에 한 자리 이상 배정받을 가능성도 있다. 또 본회의 대표연설 시간도 교섭단체로써 40분을 보장받는다.
국민의당이 받는 정당 경상보조금도 늘어난다. 지난 2월 국민의당은 교섭단체 구성 실패로 6억원 가량을 수령했다.
반면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4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아 국민의당이 20대 국회에선 지난 2월에 비해 3배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본청에서의 국민의당의 공간도 넓어진다. 현재 99㎡ 크기의 원내대표실만 가지고 있지만 교섭단체 구성에 따라 대표실 등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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