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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하는 커피관장, 실제 디톡스 효과는 미미

집에서 하는 커피관장, 실제 디톡스 효과는 미미
최근 디톡스 애호가와 암 환자들 사이에서 커피로 독소를 배출한다는 '커피 관장'을 직접 집에서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커피 관장'은 말 그대로 커피를 항문으로 넣어서 대장을 청소하는 관장 요법이다. 이를 시행하는 사람들은 카페인이 직장 점막을 통해 흡수되면 곧바로 간으로 들어가 담즙의 배출을 도우면서 간에 있는 독소를 뽑아내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커피 관장의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는 "커피 관장을 통해서 독소를 배출하거나 특정 질환을 치료한다는 의학적 보고는 없다"며 "특히 대장은 영양분을 흡수하는 기능이 거의 없고 오히려 인위적인 관장으로 인해 자체적인 배변능력이 떨어지거나 관장을 하는 과정에서 대장염, 대장 천공, 세균 감염 등 다양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 연구에서 커피관장 보다 커피를 입으로 마시는 경우 체내 카페인 농도가 더 높게 측정됐다. 따라서 커피의 효과는 관장을 통해 주입하는 것보다 입으로 섭취하는 게 더 클 수 있다.

최 교수는 "관장은 주로 변을 내보내거나 입으로 약을 먹을 수 없는 상황이나 대장에 생긴 국소적인 염증을 치료할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잦은 커피 관장은 이온 불균형, 감염, 출혈 등과 같은 합병증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너무 뜨거운 커피를 빨리 주입해 대장에 화상이 생기거나 천공(구멍)이 생기는 합병증이 보고된 바 있으며, 커피 관장 뒤 세균 감염으로 혈액까지 세균이 퍼져 목숨을 위협하는 패혈증이 나타난 사례도 있다.

심지어는 이온 불균형, 탈수 등과 같은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이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국은 커피 관장의 부작용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대장벽은 미끄러운 점막으로 덮여 있고 반복적인 연동 운동을 하기 때문에 '숙변'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며 "사람에 따라 대장 운동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에 변비 증상이 발생할 수 있지만 단지 대변이 대장을 빠져나오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릴 뿐"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최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며 "커피는 기호식품으로 일일 1~2잔 적당하게 마시되, 절대 관장이나 치료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