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원이면 충분" vs. "소독비용만 1만8000원"
정부 "현지 실사서 6400원 평가.. 관행 수가여서 100% 인정 못해"
내시경학회 "인건비·세척액 등 총 1만7890원 드는데 말도 안돼"
내시경 소독에 대한 의료수가 결정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간에 시각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 환자가 위 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다.
올 하반기 위.대장 검사에 따른 내시경 의료보험 수가 조정을 앞둔 가운데 '내시경 소독 수가' 책정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부가 내부적으로 정한 내시경 소독수가에 대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며 의료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18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내시경 소독 문제는 지난 2006년 언론에서 문제제기를 한 후 국민들의 관심사가 됐다. 내시경을 소독액에 담그지 않고 물로만 헹구거나 소독액을 묻혀 닦는 등 제대로 된 소독을 하지 않아 질병감염병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내시경 소독을 의료수가에 적용해 내시경 및 환자의 감염병관리를 효율화하자는 취지로 내시경 의보수가 조정을 추진 중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기존의 내시경 수가가 낮다는 것도 알고 있고 소독에 대한 수가는 당연히 반영해야 하는데 별도 수가로 둘지 기존 내시경 시술 수가에 반영할 지는 아직은 검토중"이라며 "내시경 소독 수가를 별도로 책정하게 되면 소독액 구매 체크 등을 통해 병원에서 감염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점검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내시경 소독 수가 2000원 안팎 예상
복지부는 서울지역 모 대학병원의 실사결과를 토대로 내시경소독 원가를 1회기준 6400원으로 평가하고 내시경 소독수가를 잠정적으로 2000원 안팎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성모병원 김형근 소화기내과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서울 모 대학병원을 현지 실사해 내시경 소독 원가를 분석한 결과, 1회 소독 원가를 6400원으로 평가했다"면서 "이마저 관행수가여서 100%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에 따 라 현재 2차 상대가치점수개편 과정에서 논의되는 내시경 소독 수가는 1900원에서 2000원대 초반"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소독원가 1만8000원" 주장
이와관련,의료계는 정부에서 평가한 내시경 소독원가는 터무니없이 났다며 반발을 하고 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1회 소독 원가는 인건비와 소요재료, 자동세척기, 세척액을 최소 비용을 기준으로 잡아도 1만7890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내시경 소독은 전세척→세척→소독→헹굼→건조→보관 과정이 진행되는데 각 단계별로 소독액, 세척솔, 장갑, 알코올 등이 필요한 데다 내시경 한 개를 소독하는데 평균 40분 이상이 소요되고 1회 내시경에 따른 소독의 원가에는 인건비, 소요재료, 약제, 자동세척소독기, 내시경 보관장 등이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이를 토대로 1분당 간호사의 인건비를 최소기준인 244원으로 계산할 경우 244원x40분=9760원이고 소요재료(솔, 장갑, 공기 등) 2000원, 자동세척기 500원, 세척액 5600원 등을 감안하면 1만7860원이 된다는 것이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한정호 보험이사(충북대학교병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분석한 결과에서도 내시경 1회 세척소독비용이 1만8000원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운영하는 병원 내의 원가분석이므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비급여인 수면내시경 급여화를 검토 중이라며 이를 계기로 기존 내시경 수가와 내시경 소독 수가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중"이라며 "전문가 회의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쳐 올 하반기에 내시경 소독수가를 결정을 포함한 내시경 의보수가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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