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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시험 폐지" vs. "사회적 합의 필요"

전국 14개 시·도교육감 '416 교육체제' 선포.. 교육부는 선 그어
교육 패러다임 바꾸자.. 특목·자사고, 일반고로 전환
선거권 연령 하향 등 공감.. 시·도교육감들 공동선언문
대안 없는 문제제기.. 교육부 "추진계획도 없어"
국민적 공감대 형성 없이 '임의로 선언' 부적절 지적

경기도교육청이 특목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대학수학능력시험 폐지, 교육감 선거권 연령 하향 등 민주적 교육체제 실현을 위한 '416 교육체제'를 발표했다.

14개 시·도교육감들은 이 같은 취지에 공감하며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취지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상당수가 국민적인 합의가 필요한 사항들이고 대안도 부족하다"며 선을 그었다.

■수능 폐지 등 '416 교육체제' 발표

경기도교육청은 20일 수원 경기도교육연구원 대강당에서 '새로운 교육을 향한 선포식'을 갖고 '416 교육체제'를 선언했다. 416교육체제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교육의 새로운 지향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표에서 출발한 것으로 학교교육, 제도혁신, 행정 효율성 제고, 교육을 통한 통합기능 강화 등 4개 부문 총 206가지 과제로 이뤄졌다.

각각의 과제는 그동안 교육계 안팎에서 논란이 됐던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학교교육 분야에서는 교과서 자유발행제 도입(단계적), 초등 4학년까지 일제고사 폐지, 선거권 만 18세로 하향, 교육감 선거권 만 16세 하향 등을 담았고 제도혁신 부문에서는 교대·사범대 통합, 수습교사제 도입, 특목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수능 절대평가제 도입, 수능 폐지 후 자격고사화, 교장 중간평가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행정 효율성 제고 부문에서는 교육감 권한 확대, 누리과정 예산 주체 중앙정부로 규정,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내국세 교부율 조정 등을 내놨고 교육을 통한 통합기능 강화로는 학교평등예산제 도입, 특수학급 신·증설, 장애인 특별전형 제도 개선 등이 골자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분야에서 논란이 된 사안들에 대해 사회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의제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대안 없는 문제제기일 뿐"

416 교육체제의 내용에는 교육청 차원에서 진행하기 힘든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206개 과제 중 절반 이상은 교육부에서 진행하거나 교육부와 협의해야 할 사항이고 선거권 연령 조정 등 국회가 추진해야 하는 사항도 15가지나 된다.

교육부는 경기도교육청의 416 교육체제 발표에 부정적인 시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백화점식으로 정책을 나열해 놓은 것으로, 대안이나 구체적인 로드맵이 있는 것도 아니다"면서 "어떻게 추진하는지 지켜봐야겠지만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사안들을 당장 바꾸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실제 2018년을 목표로 제시한 과제들 중에는 교장 중간평가제 도입, 특목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수능시험·EBS 연계 폐지 등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관계자는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사안을 임의로 선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장충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