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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총선결과 자성론 제기

더불어민주당은 4·13 총선결과에 대해 '경제실정론'과 '여당심판론'으로 원내 제1당이 된 것은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교차투표로 수도권과 호남 등지에서 국민의당에 참패한 것은 더민주에 대한 경고였다고 자체 평가했다.

당내 개혁성향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와 더미래연구소가 21일 국회에서 연 '총선평가와 전망' 토론회에 참석자들은 2017년 대선까지의 과제로 중도층 공략과 3당간 혁신경쟁 활성화를 꼽았다.

개혁파인 우상호 의원은 인사말에서 "이번 총선은 승리와 패배란 이중적 성격을 가진다. 제1당으로 자리매김했지만 호남 패배로 지지기반을 잃었다"며 "당의 개혁적 정체성과 가치를 유지하되 중도 외연 확장 전략은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모 연구소 이사장도 "국민이 '황금분할'을 했다. 국회를 비판한 대통령에 호된 회초리를 들었고, 더민주는 새누리당 패악에 대한 반사효과를 얻었다"며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이 연합해 합리적 다당제를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수도권 압승과 관련,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더민주가 패배하지 않는 방법을 재확인한 선거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대선은 총선과 달리 1인 2표제가 아니라서 야권이 나뉘어도 최악의 선거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을 2017년에 똑같이 기대할 수 없다"며 수도권·4050세대·중산층 지지를 얻을 중원전략을 강조했다.

정한울 고려대 연구교수는 선거결과를 '여→야 순차심판론'으로 정의했다. 정부여당을 심판하고자 지역에서 제1야당은 더민주 후보를 지지하고, 동시에 제1야당에 경고하려 정당투표로 국민의당을 뽑았다는 것이다. 그는 단일화에 대해서도 "'쏠림형 일여다야'로 사실상 일대일 구도가 됐다. 단일화가 꼭 최적의 전략은 아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선거기간 호남 방문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정 교수는 "문 전 대표의 호남행이 호남 여론 회복에 성공하지 못했다. 오히려 PK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고 수도권 평판이 괜찮았기에 그곳들에 집중하는 게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홍근 의원도 "문 전 대표도 이런 결과는 예상 못했을 것이다. 호남에 가서 사과하면 민심이 돌아올 걸로 생각한 것 자체가 오판"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의 선전을 단순히 '호남자민련'으로 평가절하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더민주에 실망한 전통적인 지지층이 이탈한 결과이고, 지역구 선거에선 더민주 후보를 찍었지만 정당은 국민의당을 선택하는 경향이 많았다고 보고 '자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결국 더민주 후보가 많이 당선될수록 국민의당 정당 득표율이 높아지고, 더민주 후보가 낙선할수록 국민의당 정당 득표율이 상대적으로 교차투표의 성향상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국민의당을 호남자민련으로 몰아가는 건 위험하다. 수도권 득표율 등을 봤을 때 더민주에 대한 심판도 있고 전략적 투표 성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권미혁 비례대표 당선인도 "광주 분들이 호남이 오죽하면 국민의당을 찍겠다는 생각을 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마음도 모르면서 국민의당을 호남자민련이라 하는건 모독이란 얘길 많이 했다"고 동조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