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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한 '삼국유사' 집 천장에 숨겨온 범인 검거

도난당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삼국유사(三國遺事) 권제2 '기이편' 1책을 집에 숨겨온 범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삼국유사(기이편)는 고려 승려 일연이 신라·고구려·백제의 유사를 5책으로 기록한 역사서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문화재 매매업자 김모씨(63)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삼국유사는 1999년 1월 25일 대전의 한 대학 한문학 교수의 집에 2명의 남성이 침입해 문화재 13점을 훔쳐갔을 때 함께 도난당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들이 훔친 문화재 중 삼국유사를 2000년 1월 입수해 자신의 집 천장에 만든 별도의 수납 공간에 약 15년간 숨겨 놨다. 소장자 이름이 적힌 페이지를 떼버리고 표지도 새로 만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빚을 갚기 위해 경매업체에 3억5000만원에 출품해달라고 이를 맡기면서 결국 도난품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김씨는 애초 삼국유사를 조상으로부터 불려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난품인 것으로 확인되자 한 문화재 매매업자로부터 정당한 가격인 9800만원을 지불하고 취득했다고 진술을 번복했고 여전히 그 입장을 고수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난된 삼국유사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다. 수사가 종료되면 피해자의 가족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