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강경, 개복수술, 로봇수술'
위암 수술의 종류가 늘어나면서 위암에 걸렸을 때 어떤 수술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될 수 있다.
21일 개막된 '2016년 한국 국제위암학술대회'(KINGCA)에서는 위암 관련 복강경, 개복, 로봇수술의 특징이 집중 조명됐다.
대한위암학회 관계자는 "3가지 수술마다 장단점을 갖고 있으므로 특정 수술을 딱 짚어서 추천하기는 모호한 부분이 있다"며 "단, 개복수술에서 복강경 수술로 조금씩 치료 패러다임 전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대한위암학회는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대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전국 14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1천400명의 개복수술과 복강경 수술을 전향적으로 비교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무작위 추첨으로 나눈 두 집단(700명씩) 환자군에 개복수술과 복강경 수술을 시행한 뒤 합병증 발생률을 분석했다.
이혁준 대한위암학회 학술 간사(서울대병원 외과)는 "명치에서 배꼽 사이를 약 15㎝ 절개하는 개복수술과 신체에 몇 개의 구멍을 내서 하는 복강경 수술은 시술 부위 '겉면의 차이'가 있다"며 "복강경 수술이 개복수술보다 과연 효과적인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 복강경 수술의 안전성은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설명했다.
학회에 따르면 초기 위암의 경우 수술 부위 창상 감염률, 전체 합병증 발생률 모두 복강경 수술이 낮게 나타났다.
개복수술은 창상 감염률 6%, 합병증 발생률 20%를 기록했지만, 복강경 수술은 창상 감염률 3%, 합병증 발생률 14%를 보였다. 수치가 낮을수록 수술 후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이 간사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난 만큼 복강경 수술이 개복수술보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단, 이번 연구결과만으로 복강경 수술이 개복수술보다 낫다고 판단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초기 위암과 진행성 위암에 따른 수술 경과에 차이가 있으므로 환자별 상태에 따라 수술방법을 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간사는 "진행성 위암은 아직 개복수술이 표준 수술법"이라며 "개복수술에서 복강경 수술로 점차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강경 수술처럼 최소한의 절개를 통해 시술하는 로봇수술의 경우 위암만큼은 아직 기존 수술법에 비해 크게 장점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간사는 "이번 연구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기존 연구들을 보면 복강경 수술과 로봇수술 장점을 비교했을 때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는 결과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김성근 총무이사(가톨릭성바오로 외과) 역시 "시술 비용이 비싼 로봇수술은 아직 환자 부담비용 대비 치료 효과를 봤을 때 개복수술보다 낫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총무이사는 "로봇수술은 의료진의 시야는 넓힐 수 있지만, '촉각'을 전혀 느낄 수 없다는 점에서도 아직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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