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중앙대 특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68)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박용성(78) 전 두산그룹 회장에게는 1심과 같은 형량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이승련 부장판사)는 22일 1심을 깨고 박 전 수석에게 징역 2년과 벌금 1천만원, 추징금 200만원을, 박 전 회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박 전 수석은 1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3000만원, 추징금 370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뇌물수수 혐의 일부가 무죄로 판단돼 감형됐다.
재판부는 박 전 수석이 두산 측에서 중앙국악예술협회를 통해 공연협찬금 3000만원을 받아온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중앙대가 이전부터 이 단체를 후원해왔고 공연 내용도 기업 이미지 홍보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봤다. 또 두산 측에서 현금 500만원을 받은 혐의도 공여자의 진술이 오락가락해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 전 수석에게 "고위직 공무원인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으로서 대학의 이익을 위해 부당한 지시를 하고 담당 공무원은 불리한 인사조치까지 당했다"며 "교육행정의 공정성과 신뢰가 크게 훼손돼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에게는 "동종 전과가 없고 잘못된 교비 전출은 바로 보전한 점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중앙대 총장을 지낸 박 전 수석은 2012년 7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 중앙대에 행정제재 처분을 종결하기 위해 교육부 담당 과장에게 압력을 행사했다. 또한 그 대가로 두산 측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5월 구속기소됐다.
2008년부터 중앙대 이사장이었던 박 전 회장은 중앙대 본·분교 및 적십자간호대학 통폐합 등을 도운 대가로 박 전 수석에게 1억여원 상당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schatz@fnnews.com 신현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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