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정지원 특파원】 미군이 군사용 '전투로봇'의 실전배치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군은 인공지능(AI)을 장착한 '전투로봇' 개발에 거액의 예산을 투자하고 있지만 실제 활용도는 실전배치가 아닌 '전략가' 역할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로버트 워크 미 국방부 차관은 "전쟁터에서 기계가 인간의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크 차관은 "인간이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AI를 사용할 것"이라며 "인간과 기계의 협업은 인간의 결정을 도울 수 있는 더 나은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FT는 최근 전문가와 인권 단체, 학계 등에서 AI를 활용한 무기 개발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 자동차 회사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AI 전투로봇에 대해 "핵폭탄보다 더 공포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머스크와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등 1000명이 넘는 과학자와 기술업계 관계자들은 '살인로봇' 개발은 국제적 군비 확장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며 AI를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야 한다는 내용의 탄원서에 서명한 바 있다.
워크 차관은 지난해 12월 열린 한 안보 관련 포럼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AI 개발 속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러시아군이 로봇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머스크 같은 이들은 로봇이 스스로 코드를 다시 쓸 정도의 지능을 갖게 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그것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고 지적했다.
이어 완전히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로봇은 미사일이나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는 방어 수단으로만 사용할 것이라며 "일부 방어 기능을 제외한 중요한 군사 조치는 항상 인간이 최종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군은 중국, 러시아 등과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무인 함정과 비행기, 정보 수집과 적 탐지를 위한 슈퍼컴퓨터 등 첨단 기술 무기 개발에 수십억달러의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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