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제7차 노동당대회를 마무리하며 '김정은 시대'를 이끌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 명단을 10일 공개했다. 승진자가 대거 나온 가운데 일부 세대교체 속 문책성 인사가 엿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노동당 인사의 특징은 승진자가 많다는 것"이라며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후보위원의 자리를 늘리면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9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차 전원회의가 평양에서 진행됐다"며 "전원회의에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와 정치국을 선거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공개된 중앙위 전원회의 공보에는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비롯해 김영남, 황병서, 박봉주, 최룡해 등 정치국 상무위원 5명의 명단을 비롯해 정치국 위원 명단,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이 실렸다.
정치국 위원에는 김정은을 필두로 김영남, 황병서, 박봉주, 최룡해, 김기남, 최태복, 리수용, 김평해, 오수용, 곽범기, 김영철, 리만건, 양형섭, 로두철, 박영식, 리명수, 김원홍, 최부일 등 19명이 이름을 올렸다.
후보위원은 김수길, 김능오, 박태성, 리용호, 임철웅, 조연준, 리병철, 노광철, 리영길 등 9명이다.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리영길 전 총참모장을 제외하고 86세의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 등이 모두 교체됐다.
정치국 인사에서는 최룡해와 박봉주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한 점, 건강 악화설이 돌던 강석주와 군수공업 담당 박도춘, 91세로 추정되는 리용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정치국 위원에서 빠진 점이 눈여겨볼만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5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 김영남과 박봉주는 국가기구를 대표하고, 황병서는 군대를 대표하니까 최룡해는 당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 "따라서 최룡해가 실질적으로 당내 2인자라고 간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서국이 해체되고 이번에 새로 생긴 정무국은 '당 위원장' 김정은을 중심으로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는 최룡해, 김기남, 최태복, 리수용, 김평해, 오수용, 곽범기, 김영철, 리만건이 이름을 올렸다.
기존 비서국 비서 9명의 명단과 비교하면 강석주와 박도춘이 빠지고 리수용과 리만건이 새로 진입했다.
당 중앙군사위원회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해 위원에는 황병서, 박봉주, 박영식, 리명수, 김영철, 리만건, 김원홍, 최부일, 김경옥, 리영길, 서홍찬이 포함됐다.
리병철, 윤정린, 리용주, 김락겸, 김영복, 최영호, 림광일 등 7명이 빠지고, 박봉주, 리명수, 리영길 등 3명이 추가돼 중앙군사위 위원은 4명이 줄었다.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이 중앙군사위에서 빠진 것은 무수단 미사일(IRBM) 발사를 세 차례나 실패한 것에 따른 문책성 인사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박봉주 내각총리가 이례적으로 당 중앙군사위에 오른 것을 두고 중앙군사위의 위상과 영향력이 강화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밖에 우리 정보 당국이 지난 2월 '종파분자 및 세도·비리' 혐의로 전격 처형됐다고 했던 리영길이 중앙군사위 위원에 새로 진출한 점도 눈에 띈다.
정 실장은 "세대교체 차원에서 퇴진한 인물들은 리용무,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들을 들 수 있고, 강석주 국제비서는 건강악화로 해임됐다고 볼 수 있어 세대교체의 폭은 의외로 크지 않다"며 "이는 김정은 정권이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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