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불황 겪으며 현대건설 부지매각 불발
市 개입 힘들어 또 지연
【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의 첫 도시개발사업으로 2008년부터 추진된 남구 숭의운동장 도시개발사업이 부동산개발업체와 협의가 지연되면서 1년이 넘도록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업 주관사인 현대건설은 이 업체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했고 앞으로 사업 전망도 불투명하다.
15일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 현대건설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부동산개발회사인 A업체와 지난해 4월부터 숭의운동장 주상복합부지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숭의운동장 도시개발사업은 옛 숭의운동장을 축구전용경기장으로 바꾸고 인근 부지(2만7538㎡)에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4개동 751가구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숭의운동장 도시개발사업은 현대건설컨소시엄이 축구전용경기장을 지어주는 대신 주상복합건물을 건립.분양해 수입을 보전하는 방법으로 추진됐다. 2014년 3월 축구장이 완공됐지만 주상복합부지는 아직 사업자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건설컨소시엄은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그 동안 시간만 낭비하다가 2013년 부지를 제3자에게 매각키로 결정했다. 2년간 매수자를 찾지 못하다 지난해 4월 개발의향을 보인 A업체와 매각협상이 진행됐다.
현대건설컨소시엄은 A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거나 일정 협의기간을 정하지 않고 협의를 진행했다.
A업체는 당초 현재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추진해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PF가 어려워지자 최근 사업방향을 지역주택조합 형태로 변경했다. 이 주상복합부지는 공공택지로, 지역주택조합 형태로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건설업계 의견이다.
주택법시행령은 "주택조합은 등록사업자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공공택지로 한정)를 주택건설대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A사는 등록사업자의 사업지분을 매입하는 방법 등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의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는 인천시와 형식상 소유주인 인천도시공사는 현대건설이 다른 업체를 선정하는 등 매각작업을 진행하지 않는 데 의아해 하면서도 사인간 재산거래에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법을 해석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만큼 사업이 조속히 진행되도록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 현대건설컨소시엄 주주사들은 "현대건설이 1년간 매수자에게 시간을 주고 협의를 진행했으나 현재까지 계약을 체결하지도, 다른 매수자를 찾지도 않아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내부적으로 제3자 매각, 자체 개발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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