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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美 대선]트럼프, 자기돈으로 선거운동 역부족...대대적 모금 운동 불가피

【 뉴욕=정지원 특파원】 미국의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의 재산으로 선거 운동을 지속해 나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트럼프 소유의 자산 및 약 170개 사업의 수익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의 올해 세전소득은 약 1억6000만달러(약 18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진영은 지난해 6월 출마를 선언한 뒤 주식과 채권을 포함, 당장 운용할 수 있는 현금이 7800만달러에서 2억3200만달러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WSJ는 그러나 "이 정도 돈으론 선거 캠페인을 이어갈 수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가 앞으로 대대적인 선거자금 모금 운동을 전개해야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과거 대선 후보들이 본선 전까지 지출한 선거 자금 규모를 감안했을 때 앞으로 트럼프는 엄청난 액수를 뿌려야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트럼프가 선거자금 자체 조달 주장을 지키고 싶다면 재산 일부를 매각하거나 빚을 내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가 자금 조달을 위해 돈을 빌리려 한다면 부동산 부채 증가를 수반한 다양한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지난 2012년 대선 때 7억2100만달러를 쏟아 부었으며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밋 롬니 후보도 4억4900만달러를 썼다.

선거 관계자들은 선거가 본격화되면 후보가 감당할 비용은 더욱 늘어나기 마련이라며 유세 인력과 전화 마케팅, 유권자 분석 등에 상당한 지출을 감안해야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WSJ 분석에 대해 현재 전 세계에서 협상 중인 특허계약 114건 등 여타 소득원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대선이 본선 궤도에 오르면 공화당 전국위원회(RNC)가 후보를 위해 돈을 쓰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RNC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3억8600만 달러를 투입한 바 있다.

한편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해온 '큰손' 재력가들이 트럼프에게 기부금을 내기 시작하거나 트럼프 지지를 심각하게 고려하기 시작한 것도 트럼프 캠프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카지노 재벌' 셀던 아델슨 회장이 1억달러의 선거자금을 트럼프 캠프에 기부하기로 했으며 미네소타의 미디어 거물인 스탠리 허버드와 텍사스의 석유 재벌 티 분 피큰스도 트럼프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jjung72@fnnews.com